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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0장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 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 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 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 "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 서은준: "좋아요." 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 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 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 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 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 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 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 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 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 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 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 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 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 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 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 현이는 애원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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