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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4장

배유정이 손 안의 콘서트 표를 슬쩍 보았다. 해외에서 아주 유명한 아티스트의 콘서트 표였다. 배유정의 디저트 카페에도 종종 그의 피아노 연주곡을 틀곤 했다. "이거 구하기 어려운 표 아니에요? 저도 예매하려고 했는데, 실패했거든요." 배유정은 정말 그 표를 받고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민망한 마음이 들었다. "괜찮아요! 전 제가 원하는 표는, 친구한테 부탁하면 쉽게 구할 수 있거든요." 라엘이의 가벼운 말투에 배유정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고마워요, 라엘 씨! 그럼 감사히 받을게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거든요." 배유정이 기쁜 마음으로 콘서트 표를 받았다. 라엘이가 배유정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 "유정 씨는 이렇게 재능있는 남자를 좋아하시나 봐요?" 배유정이 발그레진 얼굴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의 음악은 정말 감각적이에요. 그의 음악을 들을때마다 모든 고민을 잊어버리게 돼죠. 그래서인지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참 많아요." "네, 저도 알아요. 제 말은, 유정 씨의 이상형이 이런 남자냐는 뜻이었어요." 라엘이는 예술적 재능이라고는 전혀 없는 자기 오빠를 떠올렸다. 예술에는 재능도, 흥미도 없고 오로지 기술 개발에만 관심이 있는 오빠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 물론 그의 잘생긴 외모와 많은 재산은 99.999%의 여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라엘이는 오빠가 그런 외모와 돈만 따지는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 라엘이는 오빠가 소울메이트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배유정이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전 잘 모르겠어요.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서요." "정말요? 왜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어요? 우리 오빠 외에 다른 남자친구는 전혀 없었어요?" 라엘이가 의아하게 물었다. "네. 제가 졸업할 때 집에 일이 생겨서, 아르바이트하며 돈 버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런 생각을 할 여력이 없었죠." 배유정이 대답했다. "그럼 지금은 가정 형편이 괜찮아졌으니,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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