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14장

그의 얼굴이 그녀에게는 악마처럼 보였다. "왜요?" 진아연은 어렵게 말을 꺼냈다."당신이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더라도 이렇게까지 얘기할 필요는 없잖아요!" 박시준의 깊은 눈빛에서 오싹한 한기가 느껴졌다. "내가 말을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너가 행여나 말귀를 못알아 들을가봐." 진아연은 심호흡을 하며 그의 얼굴에서 시선을 뗐다. 그녀는 자신이 곧 멸망의 나락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이런 반응은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진아연, 설마 너 내 아이를 가지고 싶은 거야?" 진아연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경고를 무시하지 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도 알잖아. 난 말보다 행동이 더 극단적인 사람이야. 죽고 싶지 않다면 날 건드리지 마." 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날카로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꺼냈다. 진아연은 주먹을 쥐면서 말을 꺼냈다. "당신 아이는 안 낳을 거니깐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요. 지금 급한 건 이혼 문제죠!" 이 아이는 그 사람만의 아이가 아니다. 만약에 아이를 낳더라도 이 아이는 내 아이일 뿐. 아이들이 자라면 아버지는 죽었다고 말할 것이다! "아직 때가 아니야. 어머니의 몸 상태가 좋아질 때 말할 거야." 그녀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박시준의 어조는 훨씬 차분해졌다. 그는 자신이 그녀가 원하는 남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너무 오래 끌면 안 돼요." 그녀는 약간 불안해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오래 끌면 배가 더 커지게 될 것이니까. 그때는 숨기지도 못할 테니 당연히 강제로 아이를 지우겠지. "급하게 이혼할 만큼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는 건가?" 박시준의 시선이 차갑게 그녀의 얼굴에 꽂혔고 마치 뭔가 꿰뚫어보기라도 하듯이 되물었다. 진아연은 바짝 긴장이 되었다. "아니요! 급한 일은 없고 그냥... 그냥 당신과 같이 있고 싶지 않아요. 당신과 함께 있으면 너무 우울해지거든요, 몰랐어요?" 박시준은 다시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해도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지." 진아연은 입을 비쭉거리며 말했다. "어쩐지... 당신이 절 마음에 안들어 하는것 같다라구요. 근데 전 할 말 못 하면 답답해서 못참는 성격이라." 박시준은 자신의 마음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았고 결론은 그녀가 잘못해서 자신이 이렇게 화가 난 거라라고 판단했다. "자신의 아내가 술집 여자처럼 다른 남자 곁에서 놀아나는걸 용납할수 있는 남자는 이 세상에 없어." "뷔스티에를 입으면 다 술집 여자예요? 회식 자리에 나가면 다른 남자랑 다 그 짓을 하는 건가요? 그럼 남자들이 회식자리에 나가는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나요?" 진아연은 그의 말에 반박했다.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저는 어제 잘못한 게 없어요." 그들은 완전히 다른 두 별에서 온 사람 같았다. 같은 인간이라는 것 외에는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 "그 말은 다음에도 이렇게 하겠다는 건가?" 박시준은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소름돋는 미소를 지었다. 진아연은 본능적으로 그와 최대한 멀어지게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 "술도 못 마시는데 제가 뭐하러 술자리에 가겠어요. 하늘이 무너져도 술 안 마실 거예요." 뱃속의 두 아이를 두고 그런 모험을 할 리가 없다. 아버지의 회사가 파산할 지언정 돈을 위해 그녀는 다른 남자들과 술이나 마시면서 몸을 팔 생각은 없었다. 그녀의 대답은 그의 타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혔다. 차는 별장에 도착했다. 차가 멈추자 진아연은 도망치듯 곧바로 차에서 내렸다. 박시준은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힐끗 쳐다보더니 운전사에게 지시를 내렸다. "회사로 가자." ...... 차가 떠나자 진아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오후 2시 반. 그녀는 진명그룹에 도착했다. 그녀는 빚을 갚기 위해 아버지의 집과 자동차, 상가를 모두 팔기로 결정했다. 먼저 현금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들을 팔아 갚을 수 있을 만큼 빚을 먼저 갚은 뒤, 투자처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은행은 이미 가능성이 없다. 어젯밤 두 은행장의 기분을 상하게 하였으니 절대로 돈을 빌려주지 않을게 뻔했다. "아연아, 자책할 필요 없다. 어젯밤에 술을 마셨더라면 그들은 더한 무리한 요구를 했었을 거야." 부회장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네가 그런 여자가 아니니까 나도 너에게 그렇게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 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라고 시키셔도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부회장은 얼굴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리스트를 하나 작성해봤는데 리스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모두 자산이 있는 사람들이야. 우리 회사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지. 한 사람만 설득해도 투자를 받아 회사를 되살릴 수 있을 거야." 진아연은 리스트를 받아 빠르게 훑어보았다. 리스트의 첫 번째 줄은 이름, 두 번째 줄은 성별, 세 번째 줄은 상대방이 설립한 회사, 네 번째 줄은 상대방의 현재 자산, 다섯 번째 줄은 연락처였다. 연락처가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었다. "연락처가 없는 분들은 어떻게 연락을 하나요?" 진아연은 물었다. 부회장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사람은 회사에 직접 찾아가 약속을 잡을 수밖에." 진아연은 리스트 내의 이름들을 다시 살펴보았다. 눈에 띄는 이름이 있었다. 리스트의 두 번째, 바로 "박시준". 박시준, 남, ST그룹, 1000억 이상의 자산. 연락처: 없음. 진아연은 일부러 담담한 척하며 물었다. "박시준이 그렇게 부자인가요?" 그녀는 당황한 마음을 숨기려고 물을 천천히 마시며 아무렇지 않은척 했다. "그냥 추측일 뿐이야. 그가 보유한 자산은 그 이상이겠지. 부회장은 단언하였다. "인터넷이 막 개발되던 시절에 ST그룹을 창업했으니 지금의 인터넷이 부흥한 만큼 그의 자산도 늘었겠지." "네..." "안타깝게도 그의 연락처는 구하지 못했다. 직접 ST그룹에 가야만 만날 수 있겠지. 그를 찾기로 결정한다면 나와 같이 가자꾸나." 진아연은 고개를 힘껏 저었다. "아니요. 그를 찾아가지 않을 거예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펜으로 그의 이름을 목록에서 지웠다. 그는 결코 돈을 빌려주지 않을 것이고 그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모욕일 뿐... 저녁에 집에 가는 길에 그녀는 약국에 들렀다. 약국에서 멍을 가시게 하는 혈액순환 약이나 사려고. 약사가 추천해 준 약을 보던 중 문뜩 생각했다. "혹시 임산부도 이 약을 바를 수 있나요?" 약사가 말했다. "사용을 안하는 게 좋습니다. 혹시 임신하셨나요?" 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약사는 곧바로 약을 치워두고 다른 약 몇 병을 가져왔다. "임신 몇 개월이세요? 배가 아직 안 부른 걸 보니 지금 필요한 건 칼슘 보충제인 것 같네요. 이 칼슘 보충제는 영양 흡수 효과가 특히 좋아서 산부인과 교수들이 많이 처방하는 약이에요!" 결국 그녀는 칼슘 보충제를 구매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 시간이 지났지만 이모님은 여전히 그녀를 위해 음식을 준비해 두었다. "사모님, 어디 불편하세요?" 약국의 로고를 보고 이모님은 물었다. 진아연은 봉지를 뒤로 숨기면서 말을 했다. "...그냥 멍에 좋은 약이에요." "집에 멍을 없애고 혈액순환에 도움 되는 약이 있어요. 웬만한 약들은 집에 다 있어요. 다음에 약이 필요하시면 제가 가져다드릴게요." 이모님은 웃으며 말했다. "네, 그럼 저는 먼저 방에 가서 쉴게요." 방으로 갈려고 몸을 돌리다가 뒤에 서있는 박시준의 품에 부딪혔다. 그가 뒤에서 이모님과 그녀가 하는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녀가 약을 뒤에 숨길 때 우연히 봉지 안의 약을 보게 되었다. "왜 거짓말을 하는 거지?" 의심 가득한 눈으로 그는 봉지 안의 칼슘 보충제를 보고 있었다.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