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유예린은 버벅거리며 겨우 입을 열었다. “저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거 아닌가요? 처음 뵙는 얼굴인데 사람을 잘못 보신 것 같네요.”
온은수는 곧바로 윤찬에게 눈 길을 돌렸고 윤찬은 얼른 사진 한 장을 꺼내 유예린에게 보여주었다. “아가씨, 이 시계 보신 적 있으시죠?”
이런 저런 생각을 떠올리며 대략 추측은 했으나 윤찬이 건넨 사진 속 시계를 보더니 화들짝 놀란 유예린은 두 다리가 덜덜 떨리며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녀가 제일 두려워하던 일이 결국엔 터지고 만 것이다.
안 그래도 요새 길에서 그 시계를 줏은 뒤로 불안에 떨려 입 맛도 없고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힘들었던 그녀, 행여나 누가 찾아올 까봐 매일과 같이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는데 안 좋던 예감이 전부 현실이 되어버렸다.
딱 봐도 1억은 될만한 고가의 명품 시계인데 만에 하나 절도죄로 신고를 당하기라도 하는 날엔 정말 콩 밥을 먹는 수가 있었으니 말이다.
유예린은 너무 놀라고 무서운 나머지 눈물을 줄줄 흘렸다. “저기… 제가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전 그저 일개 호텔 알바생이에요, 그러니까 제발 용서해주세요!”
갑자기 눈물을 보인 유예린을 보며 온은수는 당황한 얼굴이였고 당장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날 밤 자신의 행동이 너무 거칠고 난폭해서 그녀가 겁을 먹은 걸까?
그날 밤, 온은수는 그녀의 신분을 오해했지만 그저 자신의 약성을 해소하기에만 급했던 나머지 그녀에 대해 추호의 동정과 연민도 없었다.
여자들은 첫 경험이 무척 아프다고 하던데, 그녀가 이렇게까지 겁을 먹는것도 어찌보면 정상이였다.
온은수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 싶더니 이내 그녀의 등을 다독여 주었다. “당신한테 책임을 물을 생각 없습니다, 그 날은 제가 너무 섣불리 행동을 했고 당신은 아무 잘 못이 없습니다.”
살면서 여자를 달래본 적이라곤 없는 온은수였는데, 그런 그가 어색한 표현으로 유예린을 달래고 있다.
안 그래도 겁에 질려 반 넋이 나간 상태였던 유예린은 온은수의 부드러운 말투에서 그가 자신의 죄를 물을 의도가 전혀 없음을 알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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