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그 뒤로 한 동안은 참 조용했다.
차수현이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평온하고 조용했던 일상, 차한명의 성격대로라면 그녀한테 농락 당한 것도 모자라 1억이라는 돈 까지 뜯겼는데 절대 가만 있을리가 없었다. 차수현한테 찾아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행패를 부려도 모자랄 인간인데 지금은 소름끼칠 정도로 너무 조용해서 마치 폭풍 전야인양 불안한 느낌까지 든다.
착잡한 마음에 불안불안해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차수현의 휴대폰이 울렸다, 아니나 다를까 차한명에게서 온 전화였다.
며칠 동안 꾹 참고만 있던 차한명이 이제와서 어떤 리액션을 보일지 궁금했던 차수현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수현아, 지난 번 일은 내가 어른으로서 양보하고 더 이상 따지지 않을게, 그러니까 너는 이번 주말에 어떻게든 온은수를 우리 집에 불러들여, 내가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차수현은 심기가 불편해졌다, 대체 차한명 이 인간은 뭘 믿고 이리 당당한 거지? 차수현이 그의 말대로 할 거라는 자신감은 또 어디서 나온 걸까?
차수현이 거부 의사를 밝히려던 찰나 차한명은 한 마디 덧붙였다. “네가 온은수를 집에 데려온다면 결혼 당시 네 엄마가 가져왔던 예단은 다 돌려주마.”
엄마의 예단 얘기가 나오자 차수현은 손에 들고 있던 전화를 꽉 쥐었다.
이혼 당시 엄마는 그의 핍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맨 몸으로 나왔고 모든 재산은 차한명이 혼자 꿀꺼했던 것이다, 심지어 외 할머니, 외 할아버지께서 주신 패물마저 엄마는 다 빼앗기고 말았다.
비록 고가의 물건은 아니지만 돌아가신 외 할머니, 외 할아버지께서 엄마에게 남겨주신 유일한 유품이였는데 뻔뻔하게도 차한명은 그 유품을 미끼로 내걸고 그녀를 위협하고 회유하고 있다.
“차한명 씨, 이런 야비한 수단으로 날 협박하다니, 당신은 염치라는게 전혀 없는 사람이였네, 돌아가신 외 할머니, 외 할아버지의 원혼이 밤에 당신을 찾아가서 복수할까봐 두렵지도 않아? 하늘이 무섭지 않냐고!”
차수현은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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