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차수현은 심지어 온혜정에게 말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입을 가리고 화장실로 달려가 세면대를 향해 토했다.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온혜정은 차수현의 모습을 보고 몹시 걱정했다.
그녀는 설마 설마 하며 의심이 들었다. 수현이는 망고를 가장 좋아했는데, 지금은 왜 보자마자 헛구역질을 하지?
온혜정의 마음속에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또 다소 믿을 수 없었다. 온은서는 외국에 가서 이미 몇 년간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딸이 행실이 단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절대 함부로 남자와 관계를 맺지 않는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차수현이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고 나왔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 듯 했고, 다리도 흐느적거리며 힘을 쓰지 못했다. 고개를 들자 온혜정의 걱정하면서도 의심스러워하는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차수현은 가슴이 떨리고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어머니는 자식을 안다. 온혜정은 딸의 반응을 보고 무슨 일이 생겼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온혜정의 목소리가 떨렸다.
"수현아, 너 혹시......"
임신이라는 두 글자를 온혜정은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감히 말하지 못했다.
차수현은 어머니의 표정을 보면서, 언젠가는 들킬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억지로 웃음을 쥐어짜며 말했다.
"맞아요 엄마, 나 임신했어요."
온혜정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딸의 말을 직접 들었을 때는 침대 시트를 자신도 모르게 세게 움켜쥐었다.
"온은서의 아이니?"
차수현은 그 이름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막 부인하려고 했지만, 당황하고 걱정하는 엄마의 눈빛을 보고, 곧 튀어나오려는 말을 억지로 눌러 참았다.
어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다. 만약 차수현이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어머니는 아마 그 충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차수현은 고개를 떨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온혜정은 그녀의 반응을 보고 차수현이 묵인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아이의 아버지가 온은서이라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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