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한참을 그곳에 앉아 있다가 차수현은 비로소 생각을 정리하고 일어섰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은 확고해졌다. 그녀는 이 아이를 낳을 것이다. 목숨을 걸고 수술을 할 수는 없다. 엄마가 될 자격도 잃고 싶지 않다.
차수현은 마음을 정하고 온 씨 집안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소파에 앉아 있는 온은수를 발견했다. 그의 차가운 시선이 그녀의 몸 위에 떨어졌다.
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마주쳤다. 차수현은 마음이 당황스러워 재빨리 눈동자를 돌렸다.
온은수의 눈빛은 너무 예리해서 마치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만약 그가 정말 그녀의 진실한 생각을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노발대발할 것이다. 불안한 마음에 차수현은 서둘러 화장실에 들어가 얼굴을 씻고 진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거기 서." 온은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수현의 발걸음이 멈추었고, 순간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처리했어?" 온은수의 손가락이 가볍게 책상을 두드렸다. 그 가벼운 소리가 마치 목숨을 재촉하는 주문처럼 느껴져 차수현은 온몸을 긴장한 채 호흡을 억눌렀다.
"수술 예약했어요."
차수현의 말을 들은 온은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무슨 속임수 쓸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아. 결과를 감당할 수 없을 테니까."
위협하는 듯한 남자의 말투에 차수현은 온은수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손가락을 꼰 채 깊이 숨을 들이쉰 다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감히 은수씨 말을 거스를 만큼 그렇게 큰 담력은 저한테 없으니까요.”
말을 마친 차수현은 더 이상 온은수와 마주 보지 않도록 재빨리 문을 열고 욕실로 들어갔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욕실 문 닫는 소리가 난 후 온은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차수현의 행동은 마치 소리 없는 반항과 같았다. 그녀가 무슨 자격으로?
뱃속에 다른 놈의 아이를 품고 있는 주제에......
차수현이 다른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과, 또 그 남자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생각한 온은수의 안색이 급격히 나빠졌다.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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