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화
은수는 당장이라도 그 여자를 찾아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차에 올라타서 수현이 있는 병원으로 가려던 은수는 갑자기 차 키를 뽑았다.
그 여자는 단지 문자 한 통에 바로 그를 차단했으니, 그는 또 이렇게 매달릴 필요가 있겠는가? 그녀도 그가 설명하는 것을 귀찮게 여길지도.
그는 그녀더러 온은서와 멀리하고 순순히 자신의 곁에 있으라고 했지만 그 빌어먹을 여자는 지금까지 자신의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깔끔하게 그의 번호를 차단했다.
은수는 생각할수록 짜증이 나서 차 키를 한쪽에 던지고는 차에 앉아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
수현은 가연의 집에 도착한 후 간단하게 방을 정리하고는 또 주방에 들어가 저녁을 만들었다.
가연은 퇴근해서 문을 열자마자 방 안의 음식 냄새를 맡았고 얼른 수현에게 달려갔다.
"수현아, 너 지금 임신하고 있어서 기름 냄새 맡으면 구역질 나니까 편히 쉬어. 아니면 나 죄책감이 생길 수도 있어.”
“그럴 리가."
수현은 다 된 음식을 들고나오며 대답했다. 신기하게도 그녀가 이렇게 많은 일을 당한 후, 뱃속의 아이는 마치 무언가라도 깨달은 듯 다시는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다.
그녀는 그동안 다른 임산부들처럼 냄새에 민감하고 강한 임신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일반인과 다를 바 없었다.
“만약 네 집에 얹혀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야말로 정말 양심의 가책을 받을 거야.”.
수현의 말을 듣고 가연은 어쩔 수 없단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래, 내가 승낙하지 않으면 너 이따가 나한테 집세라도 줄 것 같군.”
수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가연은 그녀의 베프답게 그녀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수현은 원래 돈 좀 찾아서 가연에게 주려고 했다. 그녀들은 비록 사이좋은 친구지만, 수현도 가연을 너무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필경 가연도 그냥 힘들게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었으니까.
그러나 수현은 가연이 자신의 돈을 받지 않을 거 같아 그녀도 그냥 집안일을 도맡아 할 수밖에 없었다.
“됐어,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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