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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화

모든 도청기를 설치한 후, 이은설은 자신이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방으로 돌아가 좀 쉬겠다고 말했다. 차수현은 얼른 그녀에게 자기의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지내라고 했다. 이은설은 그제야 방으로 돌아와 이어폰을 꽂고 차수현과 온혜정의 대화를 감청하기 시작했다. 이 도청기는 그녀가 특별히 사람을 찾아 암시장에서 사온 고급제품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효과는 아주 좋았다. 설치한 후,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차수현과 온혜정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은설은 별로 흥미가 없었다. 이은설이 그녀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감청하는 것을 포기하려 할 때, 온혜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참. 그동안 은서도 유담이 유민이가 걱정된다며 집에 한 번 오겠다고 했는데, 난 네가 집에 없어서 동의하지 않았어. 이번에 그를 불러서 같이 밥 먹자. 마침 오늘 이 선생님을 환영하기 위해 우리도 풍성하게 준비했으니까.” 이은설은 듣자마자 바로 정신이 들었다. 온은서가 온다면 그녀는 유용한 정보를 엿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제발 동의하라고 제발 거절하지 말라고 기도했다. 차수현은 잠시 망설였다. “그럼 난 이 선생님의 의견을 물어볼게요. 만약 그녀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온혜정도 확실히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럼 네가 가서 물어봐. 만약 선생님이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는 것을 싫어한다면 나중에 따로 은서를 초대하자구나.” 말을 마치자 차수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이어폰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잠시 후,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네.” 이은설은 이어폰을 빼며 차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 선생님, 그게요, 내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가 있는데, 이번 사고로 유담과 유민이를 보러 오고 싶다고 해서요. 선생님 불편할까 봐 미리 물어보려고요. 만약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면 내가 따로 그 친구에게 연락할게요.” “아니요, 수현 씨 친구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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