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장
강기준은 말을 마치고 정라엘을 놓아준 뒤 침대에서 일어나 나가려 했다.
정라엘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생각해 보면 강기준 같은 남자가 아름다운 여자를 처음 보는 것도 아니었다. 정아름과 노지우, 각자의 매력이 뚜렷한 두 여자가 이미 그의 주변에 있었다. 만약 그가 정말 여자를 밝히는 사람이었다면, 이미 미녀들로 둘러싸여 있었을 것이다.
그때, 문가에 낯익은 실루엣이 나타났다. 노지우였다.
밖에서 그렇게 소란이 컸으니 그녀가 신경 쓰지 않을 리 없었다. 결국 노지우는 이 방까지 찾아왔다.
하지만 침대 위에 있는 강기준과 정라엘을 본 순간, 노지우의 맑고 깨끗했던 눈빛이 순식간에 독기로 물들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정라엘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정라엘은 코웃음을 치며 일어서려는 강기준의 목을 감싸안고 몸을 뒤집었다.
이번엔 남자가 아래 여자가 위였다.
문밖의 노지우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정라엘이 감히 강기준을 깔아뭉개다니, 그야말로 대담하기 짝이 없었다.
부드럽고도 관능적인 몸이 다시금 강기준의 위로 올라타자 그는 본능적으로 움찔했다. 강기준은 표정을 굳힌 채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또 뭐 하려고?”
정라엘은 내려갈 생각이 없었다.
“기준 씨, 내 춤이랑 정아름의 춤 중에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들어?”
조금 전 한 친구가 그에게 던졌던 질문이었다.
강기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정라엘은 가느다란 하얀 손가락을 그의 단단한 가슴 위로 가져가 천천히 훑었다.
“그럼 질문을 바꿀게. 그날 밤, 기준 씨는 노지우랑 어떻게 했어?”
강기준의 온몸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했다. 그는 그녀의 장난기 어린 손길을 단번에 붙잡았다.
솔직히 그는 그날 밤의 기억이 없었다. 오직 정라엘과 함께했던 꿈속의 기억만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하지만 남자의 자존심과 자긍심이 그 사실을 인정하게 두진 않았다.
정라엘은 이미 문밖에 노지우가 서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마도 노지우는 귀를 바짝 기울이고 있을 터였다.
정라엘은 도발적인 미소를 지으며 한층 더 부드럽게 속삭였다.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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