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범인은 바로 너
창밖을 내다본 나는 마침 긴 머리의 여자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그녀의 주위에는 피가 흥건히 고여 있었다.
그녀가 방금 떨어진 방향을 보았지만 이미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래에 모인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고 나는 다시 고개를 숙여 아래를 바라보았다. 곧 누군가 나를 가리키며 외쳤다.
“범인이야! 범인이 아직 위에 있어!”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머리를 움츠리고 아래로 내려가 상황을 확인하려고 했을 때 경찰과 마주쳤다.
“강희주 씨, 멈춰요! 박유정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합니다! 손에 든 건 내려놔요!”
네 명의 경찰이 나를 에워쌌고 이미 충격을 받은 나의 몸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한 여성 경찰이 다가와 내 손에 있던 커피를 빼앗아 증거물 봉투에 넣고는 나에게 수갑을 채웠다.
하루 만에 경찰서 심문실에 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다. 그것도 이번에는 수갑을 찬 채로 말이다.
나는 필사적으로 박유정의 목소리만 들었을 뿐 그녀를 보지는 못했다고 항변하며 못 믿겠으면 CCTV를 확인하라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냉소적으로 말했다.
“오늘 마침 병원 CCTV 시스템의 점검일이더군요. 강희주 씨의 남편이 응급 처리를 받을 때 분명 그 소식을 들었겠죠.”
나는 애써 기억해 보았지만 그런 소리를 들었던 적은 없었다.
“아니요, 전 모르는 일이에요. 남편이 응급 처치 중인데 저한테 병원 CCTV가 고장 났는지 확인하러 갈 정신이 어디 있겠어요?”
“강희주 씨 시치미 떼지 마요! 우리에겐 명백한 증거가 있어요. CCTV가 없어도 강희주 씨가 박유정 씨를 죽였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요. 범인은 바로 강희주 씨잖아요. 인정하세요!”
그때는 이미 새벽이었고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5층 병동은 원래 환자가 적었고 간호사 스테이션에는 의료진조차 없었기 때문에 나의 말을 증명해 줄 사람이 전혀 없었다.
경찰은 분홍색 휴대폰 케이스가 씌워진 휴대폰을 내밀었다.
“이건 박유정 씨의 휴대폰이에요. 박유정 씨가 납치된 이후 박철군이라는 납치범이 이 휴대폰을 사용해 강희주 씨와 계속 연락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