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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장 사고

변호사가 신속하게 움직였고 경찰도 구체적인 증거가 없었기에 나는 금방 풀려났지만 밖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몇 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배진욱 쪽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공사장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어느 업체의 자재에 문제가 생긴 거죠?” 사실 협력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곳이었다. 그중 많은 곳은 오래전부터 배성후와 협력해 온 곳들이라 이렇게 큰 사고가 일어날 리가 없었다. 게다가 공사 현장에는 안전 관리자가 항상 있었다. 재연 그룹이 명성을 얻은 이유도 안전 관리가 철저하고 공사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었다. 일단 사고가 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평판이 바로 무너질 수 있었다. 변호사는 고개를 저었다 “배 대표님께서 저에게 먼저 사모님의 일을 처리하라고 하셨습니다. 그쪽은 다른 동료들이 있어서 제가 아직 연락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공사장에서 불량품이 나왔고 오늘 시내 프로젝트에서는 야간작업하다가 한 일꾼이 실수로 추락해 현장에서 바로 사망했습니다. 당시 많은 일꾼이 영상을 찍어서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현재 여론이 저희에게 매우 불리하고 홍보팀도 큰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조민환 변호사는 회사의 오래된 직원이었다. 그런 그가 엄중하고 긴장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재연 그룹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사 현장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전체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배상금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배진욱은 사업하면서 항상 단호하고 냉정한 태도를 보여왔기에 적들이 많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누군가가 트집을 잡을 가능성이 컸다. “먼저 회사로 돌아가세요. 제가 가서 문서 내용을 확인해야 할 테니 먼저 사망자 유가족을 위로해 주세요. 저는 택시 타고 가볼게요.” 조민환은 나를 길가에 내려줬고 나는 급히 회사로 갔다. 여러 문서를 당장 점검해야 했다. 일단 일을 꾸민 사람에게 틈을 주게 되면 회복하기 어려워질 수 있었다. 나는 오늘따라 오른쪽 눈꺼풀이 계속 떨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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