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5장 롤모델

익숙한 소독약 냄새가 나를 감싸는 순간, 나는 다시 병원에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 반년 동안 이런 비슷한 상황이 거의 없어서 나는 내가 여전히 환자인 것을 잊고 있었다. 그런 게 갑자기 기절할 줄 몰랐다. 나는 다시 그 꿈이 생각나 한숨을 내쉬었다. 어떤 일은 잊고 싶다고 해서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인기척에 안소연이 급히 다가와서 말했다. “드디어 깼어? 깜짝 놀랐잖아.” 진한 다크서클, 잠겨버린 목소리를 들어보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것 같았다. 나는 손등에 꽂혀있는 주삿바늘을 보면서 물었다. “내가 얼마나 기절한 거야?” “거의 열 시간은 되어가. 깜짝 놀랐잖아. 불편한 데 있으면 일찍 말하지 그랬어.” 안소연은 급히 의사 선생님을 불러왔고, 안드레는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열도 있고 감정 기복도 너무 심해요. 그런데도 왜 계속 야근했던 거예요? 로아 씨,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아요. 다시 저승사자 보고 싶어서 그래요? 저는 의사지 구세주가 아니에요. 이러면 매번 구해줄 수 없다고요.” 사실 이번에는 조금 억울했다. 배진욱을 만나지 않았다면 감정 기복이 이렇게 크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계속 그가 찾아오든 말든 그냥 모른 척하면 된다고 머릿속에 되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만나니 모른 척할 수 없었고, 심지어 신경 쓰이기도 했다. 나는 목덜미가 잡히던 느낌이 생생해 자기도 모르게 목을 만졌다. ‘나를 죽이러 찾아온 걸까?’ 나는 미안하다면서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일은 계속 해야 하니까 빨리 퇴원하고 싶었다. 안드레는 나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이에요. 이러다 죽으면 일도 유작이 될 거라고요. 화가의 유작은 그래도 돈이 될 수 있지만, 희주 씨 유작은 아무런 쓸모도 없을 거라고요. 희주 씨처럼 말이에요.” 안드레는 정말 화가 났는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나는 결국 그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48시간 동안 병원에 남아 관찰하기로 했다. 나는 또 회사가 걱정되어 안소연에게 먼저 돌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