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2장 에덴국으로 돌아가
나는 어떤 기분으로 호텔로 돌아온 건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문 앞에 서 있는 안민혁을 보았다.
그는 벽에 비스듬히 기대 서 있었고 온몸에 술 냄새가 진동했다.
“오빠? 술 마셨어?”
“응.”
초점을 잃은 그의 두 눈을 바라보며 나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문을 열자 안민혁은 자연스레 나를 따라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바로 소파에 누웠다. 정말 많이 취한 것 같았다.
“오빠? 물 좀 마셔봐. 괜찮은 거야?”
내가 물을 건네자 안민혁은 천천히 팔을 들어 잔을 받았다.
“괜찮아?”
피곤해 보이는 안민혁을 바라보며 나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쓰였다.
원래 안민혁은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마신 걸 보니 아주 속상한 일이 있었나 보다.
하지만 안민혁은 늘 나에게 나쁜 소식보다는 좋은 소식만 전했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힘든지 나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나는 잠시 옆에 서서 가만히 그를 바라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코 고는 소리가 가볍게 들려왔고 나는 살며시 담요를 덮어줬다.
안민혁이 소파에 누워있다고 생각하니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눈만 감으면 유선영의 얼굴이 떠올랐다.
유선영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머리를 맴돌고 있었다.
이미 내 정체를 알게 되었으니 대놓고 나를 협박하는 것과 다름없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내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대놓고 공개할까?
공개한 다음에는?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나 보니 기분이 더 나빠졌고 차라리 침대에서 일어났다.
안민혁은 오늘 유난히 깊게 잠든 것 같았다. 많이 피곤했었나 보다.
나는 노트북을 켜고 다시 수정이 필요한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유선영의 말이 맞다. 애초에 이건 내 디자인이었고 디테일을 제외한 전반적인 내용은 내가 다 알고 있다.
암이 세 번이나 재발한 게 아니라면 나는 계속 이 프로젝트를 팔로업했을 것이다.
그리고 장승희와 고채영이 참여한 디자인 부분에도 나는 대충 어떤 부분을 손봐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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