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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장 로아

안소연이랑 이렇게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냈지만 그녀가 내 앞에서 눈물을 터뜨린 건 처음이었다. 그녀는 내 귀가 아파져 올 정말 소리 내어 세게 울었다. “강희주, 이 나쁜 년! 오빠도 나쁜 놈이야! 둘 다 나빠!”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 네가 정말 죽은 줄 알았어. 비행기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네 장례식도 못 갔잖아!” “기숙사에서 며칠 동안 울었어. 사람들이 나한테 귀신 들렸다고 할 정도로 울었다고! 강희주, 다 네 탓이야.” 그녀는 울면서 계속 내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나는 그녀를 꼭 껴안았다. 마음속으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괴로웠다. 안소연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때는 아무도 모르게 하려 했으니 안소연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때 나는 안민혁에게 내 상황을 알리고 싶지 않았었다. 몇 달이 지났지만 안소연은 아직 그때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았다. “미안해, 소연아.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널 고생시켜서 미안해.” “앞으로 더 잘할게.” 내가 목이 메어서 이렇게 말하자 안소연이 나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보상할 건데? 말해 봐.” 눈물을 흘릴 뻔했는데 그녀가 이렇게 묻자 눈물이 쏙 들어가 버렸다. “뭘 원하는데? 내가 가진 게 없어서...” “돈은 없고 목숨은 주고 싶지 않는데 어떻게 할래?” 안소연은 한숨을 쉬면서 안민혁을 흘겨보았다. “너한테는 없지만 오빠는 있지. 배고파. 고기 먹고 싶어.” “냉장고에 랍스타 있던데... 그거 다 먹어버릴 거야!” 그녀는 화난 표정으로 나를 침실로 끌고 갔고 안민혁 홀로 거실에 남겨두었다. 침실에 들어가자 안소연은 또 나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너 수술 잘 됐다며? 나도 들었어. 진짜 다행이다... 살아 있는 게 제일 중요하지.” “그리고... 너 원래 말랐으니까 가슴은 없어도 상관없잖아?” 내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 “퍽이나 위로가 되겠다...” 말로는 그렇게 하면서도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뭔가 따뜻한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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