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장 모두 그가 돈을 쓴 덕분

어차피 휴가도 냈으니 나는 방에 가서 다시 자기로 마음먹었다. 두 번째 방사선 치료는 처음보다 더 힘들었는데 방사선 치료가 암세포를 죽이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나를 죽이려고 하는 건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부작용으로 인해 나는 헛구역질도 한참 하고 코피도 흘렸다. 한참을 뒤척이고 한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이 상황에 서서히 적응했다. 샤워를 마친 나는 바로 침대에 누웠다. 배진욱이 없으니 온 세상이 조용해진 듯했고 나는 정신없이 잠에 빠졌다. 안타깝게도 배진욱은 눈치도 없이 고채영 집을 찾아왔다. 처음에는 벨을 계속 누르다가 나중에는 미친 듯이 문을 두드렸다. “강희주! 강희주! 문 열어! 안에 있는 거 다 알아!” 다행히 낮이어서 이웃들은 불만을 표하러 오지 않았다. 나는 불편함을 꾹 참고 문을 열었다. “무슨 일로 찾아온 거야?” 내 안색이 너무 창백해서 무서웠는지 그는 나를 보는 순간 입을 벌리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내가 문을 닫으려고 할 때, 그는 즉시 손으로 막았다. “강희주, 얘기 좀 해.” 손을 문틈에 끼게 만들어서 다치게 할까 고민하다 결국 포기했다. 배진욱이 안으로 들어서려고 하자 나는 서둘러 입구를 막았다. “여기서 얘기해.” 배진욱은 머뭇거렸지만 내가 우기는 것을 보고 그는 어쩔 수 없이 본론을 얘기했다. “강희주, 어디 아파? 오늘 고채영이 건강검진 받으러 간 게 아니라 네가 간 거지?” 갑자기 똑똑해진 그를 보며 나는 입을 삐죽거렸다. 하지만 보아하니 아직 완전히 똑똑해지지 않았거나,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병원으로 가 조금만 손을 썼더라면 내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나에게 묻고 있었는데 이는 배진욱이 병원에 가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해 줬다. 그의 모습에 나도 설명하기 귀찮아졌다. “맞아. 화도 많은데 저혈당이래.” “다시 한번 검사해 볼까? 그래도 우리 병원이 더 믿음직하지 않겠어?” 배진욱이 진지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