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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장 카메라 앞에 서다

“뭐라고요?” 유아정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나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더 이상 보지 않고 그저 나를 이끌며 앞으로 걸어갈 뿐이었다. 주변에는 이미 경호원들과 스태프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모두가 내게 시선을 고정하며 마치 내가 도망갈까 봐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무대 앞에서 배진욱은 열정적으로 연설하고 있었다. 이번 새 프로젝트 발표회는 정말 대단한 규모였다.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주요 언론사들이 전부 와 있는 것 같았다. 재연 그룹에 이런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었나 싶었지만 뒤에서 조용히 듣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한 안내 직원이 다가와 나를 무대 위로 안내하려 했고 나는 그제야 상황이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유아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 대표님한테 얘기했는데요. 전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유아정은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세게 움켜잡았다. 뒤이어 두 명의 경호원이 내 뒤에 섰고 조금 전의 중년 여자가 유모차를 내 손에 억지로 쥐여줬다. “대표님께서 무대로 올라가시라고 하셨어요. 저희를 곤란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목이 막힌 듯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배진욱, 네가 날 속여?’ 이때 경호원 중 한 명이 내 등을 살짝 밀며 말했다. “사모님, 저희를 난처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으니 올라가시는 게 좋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움직이지 않자 유아정이 가까이 다가왔다. “강희주 씨, 올라가세요. 희주 씨도 알잖아요. 대표님의 말을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만약 몸이 불편하면 대표님께 말씀드리세요. 그분은 언제나 희주 씨의 건강을 우선시할 거예요.” 유아정의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며 나는 그녀가 아까 말했던 ‘쓰러지는 척하라’는 말의 뜻을 비로소 이해했다. ‘근데 정말 쓰러지는 척한다고 모든 것을 피할 수 있을까?’ 나는 거의 떠밀리듯 무대 앞으로 걸어갔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이미 불가능했다. 배진욱은 처음부터 경호원 네다섯 명을 내게 배치해 놓았다. 내가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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