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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장 일하면 즐겁잖아

최근 너무 눈물을 많이 흘렸는지 10분도 안 됐는데 눈물샘이 말랐다. 뒤집힌 감정도 다시 잔잔해졌고 별일 없는 듯 가라앉았다. 애초에 예상한 적 있었던 결과였기에 놀랍지는 않았다. 안민혁이 다시 병실로 돌아왔을 때 난 멍하니 침대에 앉아 있었다. “뭐라도 먹어. 자, 딸기. 금방 씻은 거야.” 그의 말에 머리를 돌려보자 씻었을 뿐만 아니라 먹기 좋게 절반씩 자르기까지 했다. 딸기 위에 예쁘게 꽂힌 포크를 보며 비싸 가게에서 산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하지만 지금은 입맛이 없었다. “미안. 입맛이 없어.” 그는 딸기를 내려놓고 짧게 한숨을 쉬었다. “걱정하지 마. 다른 나라 전문가도 섭외했어. 방법이 생길 거야.” 3차 재발이 어떤 의미인지 다들 잘 알고 있다. 1차에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만큼 더 살았으면 난 충분히 운이 좋았다. 이제 와서 더 기대할 것도 없었다. “우리 집 유전인가 봐. 우리 엄마도, 이모도 이렇게 돌아가셨거든.” “의사 선생님한테서도 여러 번 얘기를 들었어.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야.” “사람은 병을 이길 수 없어.” 이런 말들을 입에 담을 때 난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 다른 환자들에 비하면 난 그래도 운 좋은 편이었다. 적어도 치료받을 돈은 있었으니까. 안민혁은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다 한참 지나 입을 열었다. “내가 방법을 댈게.” “무슨 수로?” 호기심에 물었다. 안씨 가문의 큰 도련님은 뭐든 해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것만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가만히 서 있는 안민혁을 보며 난 웃었다. “무서운 얼굴로 암세포들을 얼려 죽이려고?” “그럼, 암 환자들은 네 사진을 한 장씩 챙기고 다니면 되겠네.” “잘생겼는데, 많이 웃어.” “안 웃으면, 못생겼어?” 분위기를 풀자고 던진 농담에 안민혁은 진지하게 되물었다. 난 미간을 살짝 좁히며 그래도 잘생겼다고 대답해 주려 했는데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안 웃을 땐 아저씨 같아. 맞지?” 처음 병실에서 만났을 때 일이 생각났다. 난 참으려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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