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4장 사정이 있어서

안민혁은 목걸이를 나한테 건네줬지만 난 망설였다. 요즘 들어 안민혁의 행동이 너무 이상해서 왠지 모르게 불편했다. “돈은 돌려줄게, 나도 2억 정도는 있어.” 이혼해서 받은 돈도 있었으니 확실히 내놓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 안민혁의 눈치를 보고 있었던 나는 그의 시선이 느껴지자 자기도 모르게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선물로 받기 싫다고 거절하려고 했는데 안민혁은 바로 목걸이를 내 목에 걸어주었다. “가만있어.”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에 나는 경직되었다. 옆에서 구경하는 소유진과 안소연은 작은 소리로 북적거렸다. “유진앙, 소연이도 목걸이 갖고 싶어요.” “그럼, 유진이가 사서, 직접 소연이한테 걸어줄게요.” “아잉, 징그러워. 그래도 소연이는 좋아!” 꺄르르 웃어대는 두 사람을 보며 난 구멍이라도 파서 숨고 싶었다. 두 사람한테 놀림당하기 딱 좋은 이야깃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난 볼이 빨개져서 안민혁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돈은 돌려줄게. 카드? 아니면 모바일 뱅킹으로 이체할까?” 난 곧바로 핸드폰을 꺼냈다. 안민혁의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아무 표정 없이 내 핸드폰을 쥐어 안소연한테 건네주었다. “잘 보고 있어.” “네. 사랑하는 오빠, 그럼 저한테 관리비라도 조금 하사해 주실 수 있나요?” 안소연은 내 핸드폰과 블랙카드를 손에 들고 가련하게 물었다. “그래.” “오빠 고마워요. 이렇게 통이 크신 우리 오라버니는 꼭 솔로 탈출을 이뤄내실 겁니다.” “가자, 유진아. 오늘은 언니가 쏜다.” 안민혁은 여전히 아무 감정 없이 답했고 승낙을 받은 안소연은 신나게 달려 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갑자기 들려온 말소리에 멈춰 서게 되었다. 배진욱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걸이... 진짜 니꺼야?” 목걸이에만 정신이 팔려 배진욱과 배성훈이 가게 앞에 서 있는 걸 미처 몰라봤다. 소유진은 한발 앞서 배진욱의 시선을 차단했다. “성훈 씨 국내에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언제 온 거에요?” “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