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34장 장난해?

고채영이 계약한 오피스텔에 도착했을 때 나는 속이 다 후련했다. 배진욱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모든 게 행복으로 다가왔다. 고채영은 내가 잘 먹지 못해 영양실조라도 올까 봐 배달시키고 과일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해삼 사러 간다고 했을 때 내가 서둘러 말렸다. “괜히 해삼이나 낭비하지 말고 그냥 계란 먹어. 어차피 똑같아. 해삼은 맛도 없고.” “설마 내가 요리를 못 한다고 돌려서 까는 거야?” 그녀가 실눈을 뜨고 노려보자 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채영이 입을 삐쭉거렸다. “그래봤자 도토리 키재기니까 서로 뭐라 할 자격 없거든?” 나는 진심으로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채영아, 이혼 변호사 좀 찾아줄래?” 고채영은 멍하니 쳐다보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진짜 사실대로 얘기 안 할 거야? 네 남편이 알게 되면 후회할 게 뻔한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배진욱에게 얘기할 생각은 없었다. 그때 매몰차게 헤어진 것도 다시는 날 찾지 못하게, 그리고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사랑까지 식은 이상 굳이 매달릴 필요가 뭐 있겠는가? “희주야, 만약 지금 이혼하고 배진욱이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되면 땅을 치면서 후회할지도 몰라.” 나랑 배진욱은 결국 애증의 관계라는 걸 알고 있는 고채영은 불쌍한 내 처지를 걱정해주었다. 하지만 만약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면 불쌍한 처지에 놓이게 되는 사람은 나뿐만 아니었다. “이제 날 좋아하지도 않는데 고작 얄팍한 동정심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게다가 결혼 생활을 이어가면서 나도 서서히 사랑이 식었어. 현재로서 어떻겠든 살아남기 위해 치료에 집중하고 싶어. 어쩌면 내가 의학적 기적을 이뤄 내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수도 있잖아.” 마지막 한 마디는 거짓말인지라 나는 겨우 말을 이어갔다. 그를 미워하는 반면 마음 한편으로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비록 사랑이 얼마만큼 남았는지 모르지만 아직은 유효했다. 따라서 감정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