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0장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거든

예전엔 나도 싸움에 능했지만 많은 일을 겪으면서 성격이 한결 차분해졌다. 최지연은 아마 나를 너무 오랫동안 보지 못해서 내 성격을 잊었을 것이다. 딱 한 마디로 나는 그녀를 말문이 막히게 할 수 있었다. “강희주, 네가 이혼하기 싫다고 하면 안 할 수 있을 것 같아?” 최지연은 이를 악물고 나를 쳐다보았다. 가슴이 크게 들썩이고 있었고 그녀는 아이에게 해가 될까 봐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러자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응. 이혼 소송은 두 번은 해야 가능하잖아.” “게다가 부부 공동 재산 분할 문제가 걸리면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지?” 아마 그렇게 되면 최지연의 아이가 몇 살이 되어서도 나와 배진욱의 이혼은 여전히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중요한 프로젝트라도 생기면 재연 그룹이 나를 쉽게 내보낼 리도 없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그리고 당연히 최지연도 이런 점을 알 수 있었다. “너!” 그녀는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결국 눈을 감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지금 당장 나를 건드리면 내가 이혼 서류에 서명하지 않을까 봐 겁이 난 것이다. 나는 그녀의 감정 상태에 신경 쓰지 않고 다시 고개를 숙여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때 배진욱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그가 회의실을 떠나자마자 모두들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강희주 씨 진짜 배 대표님이랑 이혼한대?” “유시은이 제일 센 줄 알았더니 더 센 사람도 있네?” “설마 진짜 사모님이 바뀌는 거야?” 나와 친한 몇몇 직원들은 나를 대신해 분통을 터뜨렸고 최지연은 무언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지금 그녀는 자리를 잡아야 했고 나중에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면 인상을 좋게 만들어야 했다. 더군다나 최지연은 단순히 비서로 남고 싶지 않고 디자인팀으로 복귀하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모든 내용을 작성하고 나서야 나는 아까 그 중년 남자를 향해 물었다. “이제 가도 되나요?” 그는 서류를 꼼꼼히 확인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서명하셨으니 허위 진술을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