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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장 보고싶어

소성진이 병실을 찾았을 때 배진욱은 다시 기절해 버렸다. 이번 사건이 배진욱에게 타격이 큰 것 같았는데 배진욱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기절할 수 있다고 했다. 배성후는 조금 언짢은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왜 그런 쓸데없는 얘기를 했어?” 사실 난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었으나 굳이 변명하지 않았다. 배씨 가문 사람들은 늘 이런 식이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다른 사람들의 탓으로 밀고 본인들은 아무 잘못이 없는 것처럼 굴었다. 난 여전히 병실 밖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바삐 움직이는 걸 지켜봤다. 병실 밖으로 나온 소성진의 얼굴이 어두웠다. “체내의 환각제는 모두 배출이 되었는데 아직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일부분 기억을 되찾았으나 기억이 얼마나 돌아왔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배성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수술은 가능할까요? 아니면 수입약도 괜찮아요.” “교수님이 직접 연구하고 계시지만 상황이 복잡하다 보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소성진은 덤덤한 얼굴로 말했지만 소성진의 말속에서 배진욱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소성진은 병실을 떠나기 전 나에게 배진욱의 감정을 잘 보살피라며 다시 자극을 받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난 가만히 배성후를 돌아다봤다. 지금 내 신분은 좀 난감한 면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배진욱의 옆을 지키는 건 내가 적합하지 않았다. 배성후도 이를 눈치채고 빠르게 소성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저희 배씨 가문이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으세요. 전 강희주 씨를 위해 도운 것뿐이에요.” 소성진을 빠르게 자리를 떠났고 배성후가 난처한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희주야 너도 들었다시피 진욱이는 자극을 받으면 안 돼.” “네. 다시 찾아오지 않을게요.” 배진욱이 자극을 받는 경우는 내가 아니면 최지연의 방문일 것이다. 최지연은 이미 저택으로 돌아갔고 최지연의 자의든 타의든 저택에 오랜 시간 머물게 될 것이다. 뱃속 아기가 최지연의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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