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5장 요구

“동의합니다.” 나는 아무 감정 없이 말했고 순간 배진욱이 주먹을 쥐는 걸 보았다. 이렇게 오랜 시간 서로를 괴롭히고 아이의 생명까지 잃게 되었으니 이제는 서로를 놓아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배진욱이 다시 정신을 차리든 그렇지 못하든,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혼하는 게 서로에게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나는 더는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의자에 앉았고 체력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것 같았다. 약물은 확실히 병의 진행을 억제했지만 나는 전보다 많이 자주 피곤했다. 역시 건강하게 장수하는 건 내가 바랄 수 있는 게 아닌가 보다. 최지연은 허리를 곧게 세우고 입가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최지연은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최지연을 보지 않고 배진욱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혼서류는 기존에 있던 거로 할까? 아니면 진욱 씨가 다시 변호사를 구할 거야?” “기존?” 배진욱은 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더 설명하지 않고 배성후에게 변호사에게 다시 맡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때 최지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희주가 가진 주식이 있는데, 이제 이혼도 했으니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번에 문제가 생긴 회사에서 배상금에 대해 얘기하는데...” 최지연은 또다시 배진욱의 팔을 흔들며 말했다. 그리고 배진욱은 입장이 난처했지만 최지연의 성화에 못 이겨 입을 열었다. “희주 씨, 주식은...” “할아버지께 돌려드릴 거야. 원래 할아버지 것이었으니 어떻게 분배하든 할아버지 뜻에 따를게.” 원래 내 것이 아니었으니 나도 바라지 않았다. 내 말을 들은 최지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나는 어이가 없었다. 최지연은 정말 주식이 앞으로 모두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다 해결되었으니 난 이만 가볼게.” 나는 일어나 몰려오는 어지러움을 참으며 한 걸음씩 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럼 희주 네가 가진 특허는?” 최지연은 다시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진욱아, 할아버지, 희주가 가진 특허는 지금 진행 중인 여러 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