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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장 정말 순진하네

강유정의 얼굴에서 더 이상 의기양양한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이상하리만큼 엄숙해졌다. 나는 그 이상한 눈빛을 보면서도 도무지 강유정의 속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 강유정은 세면대에 기대어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집은 남아선호 사상이 심하다는 거 알고 있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산은 항상 그랬다. 강유정보다 강유정의 오빠에게 훨씬 더 잘해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강씨 가문은 꽤 부유했기에 그녀의 삶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금은보화를 두르고 귀한 아가씨처럼 살고 있었으니 적어도 평범한 집안의 딸들보다는 훨씬 나은 삶을 살았을 거라고 말이다. 강유정은 물을 만지작거리며 무심하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아빠는 나랑 엄마한테 잘해주지 않았어. 아빠는 항상 아들 둘을 원했거든. 하지만 엄마는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었어.” “엄마는 나를 낳을 때 문제가 생겼고 아빠는 나중에 정자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어. 아이를 가질 확률이 너무 낮았지.” “그래서 그동안 수많은 여자들을 찾아다녔지만 결국 아무 성과도 얻지 못했지. 자업자득인 거야.” 그녀의 목소리에는 독이 서려 있었고 눈빛은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그제야 나는 당시 큰어머니가 우울증으로 외국에서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강유정은 그 기괴한 부자를 보고 싶지 않아 줄곧 해외에서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강유호가 어떤 사람인지 벌써 잊었어? 뭐, 어차피 그놈은 전형적인 개망나니 재벌 2세야.” “도박도 내가 사람을 시켜서 유혹하게 한 거야. 아빠랑 똑같아. 둘 다 내 엄마를 죽인 살인자들이지.” 그 당시 큰어머니는 몇 번이나 남편이 여자를 데리고 오는 현장을 목격했고 매일같이 남편과 아들에게서 욕을 먹었다. 그래서 우울증에 걸린 것이다. 아들을 보고 싶어 했지만 강유호는 그런 엄마가 창피하다며 거들떠보지도 않고 빨리 죽으라고까지 했다. 남편과 아들에게 모두 배신당한 큰어머니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결국 강유정의 눈앞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강유정의 눈에는 슬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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