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너무 무서워
이튿날 아침, 나는 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백성민의 전화였다.
그는 자신이 이미 제산시 공항에 도착했는데 집에 한 번 들를 생각이라고 했다. 그런 뒤 출국해 2년 동안 합숙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가는 길이 순조롭기를 바랐다.
작별 인사는 어젯밤 송별연에서 이미 많이 했기에 간단히 몇 마디만 나누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방 밖이 너무 고요해, 성영준이 아직 깨어나지 않은 줄 알았던 나는 몰래 빠져나가려 했고, 문을 나서자마자 성영준이 짙은 색깔의 실내복을 입고 개방식 주방에서 죽을 끓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이 삶의 정취가 물씬 느껴져 아주 색달라 보였다.
내가 환상했던 달콤한 결혼생활이랑 매우 닮았다.
정말 아쉽게도 나랑 성영준에게는 그런 날이 찾아올 리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는 그의 아기밖에 없으니 말이다.
나는 그가 밥을 지을 줄 알 뿐만 아니라, 직접 그의 "아기"에게 음식을 떠먹여 준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이 불편했다.
나는 오늘이 되어서야 내가 얼굴도 못 본 그 여자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 알게 됐었다.
‘정말 그녀가 부럽네!’
나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성 선생님, 어젯밤 재워줘서 고마워요. 저는 이만 갈게요!”
나는 그에게 손을 흔들어주고는 후다닥 도망쳤다.
그랬다.
그의 집에서 뛰쳐나왔는데 주택단지의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마치 거대한 미로를 걷는 것처럼 주택단지 안을 몇 바퀴 돌았지만, 사람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내가 핸드폰을 꺼낸 채 성영준에게 도움을 청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던 차에, 무심코 성영준의 차를 보게 되었다.
‘하하하하.’
차 키도 그대로 끼워져 있었다.
‘보아하니 그가 주택단지의 보안에 자신이 있는 것 같네. 안 그러면 이렇게 안심할 리 없으니까.’
나는 바로 차에 올라타 마치 귀신에라도 홀린 듯 시동을 걸었다.
‘헤헤, 평생 처음으로 차를 몰고 도로에 오르네.’
아직 새벽이라 길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본 나는 흥분해서 핸들을 잡은 채 가속 페달을 밟아 주택단지를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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