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장 싸움
“누구더러 거지라는 거야. 거지는 너겠지. 너네 온 가족이 다 거지겠지. 나 오늘….”
잔뜩 분노하던 임유민은 무언가 떠오른 듯 갑자기 화를 내지 않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소지안, 넌 이제 망했어.”
말을 한 뒤 그녀는 봉투를 바닥에 내던졌다.
이내 봉투 안의 지폐가 바닥에 흩뿌려졌고 임유민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세상에, 지금 성지태에게 내가 돈을 가져와 놓고 돈으로 임유민을 모욕했다고 하려는 건가? 봉투도 내가 바닥에 던진 것이고?
참 대단도 했다.
빠르게 앞으로 다가간 나는 임유민의 휴대폰을 내려쳤다. 재빠른 행동은 어젯밤에 임유민이 나와 진설아가 받아온 식판을 엎을 때랑 비슷했다.
그에 임유민은 화를 내며 씩씩댔다.
“너, 너 지금 이게 무슨 태도야?”
“왜? 이 정도면 태도가 좋은 거 아니야? 하, 고작 백만 원 밖에 안된대도 내가 피땀 흘려 번 돈이야. 적은 것 같으면 빌리지를 a라든가.”
“나한테 돈을 빌리는 것도 모자라서 나보고 차비 내고 돈을 가져다주라고? 대낮부터 고생을 해줬더니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지금 나한테 무슨 태도냐고 묻는 거야?”
“임유민, 너 내가 그렇게 만만해?”
백만 원이 적다며? 좋아, 그럼 한 푼도 안 빌려주지 뭐.
나는 바닥에 있는 지폐를 주워 든 뒤 진설아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거기 서! 소지안, 거기서라고, 못 들었어?”
아마도 나와 진설아가 거들떠도 보지 않자 임유민은 배를 움켜쥐고 아이고 소리를 냈다.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임유민은 지금 또 날 모함하려는 것이었다.
“멍청하긴!”
나는 진서아를 쳐다봤다.
진설아는 곧바로 휴대폰을 옆으로 밀더니 등을 돌리며 말했다.
“임유민, 두 눈 똑똑히 뜨고 봐. 이 문을 들어서면서부터 이미 촬영하고 있었어.”
배를 움켜쥐고 아픈 척하던 임유민이 크게 흠칫했다.
촬영은 계속되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배가 아픈 척 나를 모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방금 전 돈이 적다고 봉투를 내던지던 것까지 전부 다 찍혔다.
순간 마음이 급해진 임유민은 달려들어 휴대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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