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울지마
성영준은 다리가 긴 탓에 걸음도 빨랐다. 분명 바로 쫓아 나왔음에도 1층 로비로 나올 때까지도 쫓아가지 못했다.
호화로운 인테리어의 정식당을 본 나는 정신을 차리고 얼른 성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원이 꺼졌다는 알림만 들려왔다.
숨을 헉하고 들이켠 나는 허 비서에게 연락했다. 통화연결음이 한참 동안 울렸지만 내내 전화를 받지 않던 허 비서는 내 등 뒤의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왔다.
“선배님.”
나는 얼른 다가갔다.
“성 대표 어디 간 건지 알아요?”
허 비서는 짙게 가라앉은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차에 타서 얘기해요.”
“네.”
나와 허 비서는 잇따라 주차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검은색 볼보에 성영준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먼저 돌아간 걸까? 아니면 식사가 끝난 뒤 공장 간부들과 다른 모임이 있는 건가?
“성 대표 대체 어디 간 거예요? 저 진짜로 급하게 할 얘기가 있어요.”
나는 다시 한번 물었다.
허 비서는 타라는 듯 차를 가리켰다.
대체 뭘 하려고 이렇게 비밀스럽게 구는 건지 알 수가 없어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다 시동을 걸고 나서야 허 비서는 말했다.
“이쪽의 일은 거의 다 끝났습니다. 강해시에서 며칠 더 지내실 거예요 아니면 내일 아침 일찍 서경시로 돌아갈 거예요?”
“일단 성 대표부터 보고 나서 얘기해요.”
나는 왠지 모르게 불안해졌다. 눈꺼풀은 계속해서 뛰기 시작했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고민을 하던 끝에 나는 문자를 보내 방금 전의 오해를 풀려고 했다.
“대표님께 연락하는 겁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 비서는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
“연락해도 소용없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이미 강해시에 없습니다. 지금쯤 타고 계신 항공편은 이미 출발했을 겁니다.”
문자를 작성하던 손이 그대로 멈췄다.
“어디 간 건데요? 서경시로 돌아간 거예요?”
“h국이요.”
“네? h국이요?”
나는 그대로 얼이 빠졌다.
“왜, 왜 갑자기 h국으로 간 거예요? 언제 돌아오는데요?”
마지막 물음을 묻는 내 목소리는 물기에 젖어 있었다.
h국,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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