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주강빈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선물들을 옆에 놓아두라고 했다.
집사와 도우미들은 선물을 내려놓고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는 산더미 채로 쌓인 선물들을 보더니 눈빛이 한없이 짙어졌다.
그제야 신물 밑에 깔린 종잇장을 발견했는데...
휴지인 줄 알고 버리려다가 펼치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신수아의 글씨체는 항상 차분하고 가지런하다.
아무리 큰 곤란이 들이닥쳐도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그랬던 그녀가 이 종이에는 투박한 글씨체로 무언가를 기록했다.
바로 주강빈과 차유리의 외도 장소, 시간과 횟수까지 낱낱이 적어뒀다.
그밖에 다른 멘트는 일절 없었다.
아무것도 없지만 할 말은 다 한 느낌이랄까?
종잇장에 적힌 글을 읽던 주강빈은 손에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손가락이 새하얗게 질렸다.
바로 이때 휴대폰이 미친 듯이 진동했다.
받자마자 비서의 착잡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큰일 났어요, 대표님!”
“누가 대표님과 차유리 씨 사건을 싹 다 프린트해서 드론으로 도시 전체에 뿌리고 있어요!”
“저희 측에서 대부분 드론을 확보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그 전단지를 보게 됐어요.”
“주주들이 대체 무슨 상황이냐고 전화가 오고 있어요.”
주강빈은 휴대폰을 꽉 잡고 미간을 구겼다.
“당장 홍보팀과 변호사한테 연락해서 이 사건 내려.”
“그 어디서도 보고 싶지 않으니까 당장 내리란 말이야.”
말을 마친 주강빈은 손에 쥔 종잇장을 빤히 쳐다보다가 가차 없이 구겨서 휴지통에 버리고 집을 나섰다.
검은색 차가 다시 시동을 걸고 미친 듯이 거리를 질주했다.
병원에 도착한 주강빈은 차 문을 닫을 새도 없이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당직을 서는 간호사는 그를 보더니 재빨리 일어나서 인사를 건네려고 했다.
하지만 음침한 얼굴을 본 순간 하려던 말이 목구멍에 걸렸다.
주강빈은 병실에 들어선 후 문을 쾅 닫아버렸다.
거대한 굉음에 간호사는 간담이 서늘해졌고 병상에 누워 깊게 잠들었던 차유리도 화들짝 놀래서 깨났다.
그녀는 비몽사몽 한 채 대체 어느 간호사가 매너 없이 구냐고 질책하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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