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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장

"여자 문제에는 끼어들지 마세요." 황혜진은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하고는 강수지를 끌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최지호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물론 그는 그냥 한 명의 호구이기에 일이 해결되면 필요 없어진다. "에이, 여자들은 정말 귀찮아." 사무실 안. "고마워. 혜진아." 강수지가 말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날 지켜주는 건 역시 너밖에 없어." "우리가 어떤 사이니. 근데 나는 네가 무슨 일이든 숨기지 말고 나한테 솔직하게 다 말했으면 좋겠어. 수진아, 친구 관계도 잘 관리해 줘야 한다고" "알았어. " 황혜진은 그녀를 쳐다봤다. "유미나가 너를 아니꼽게 보긴 하지만, 하루가 멀다고 널 성가시게 하고, 저격하는 건 아니잖아. 너하고 그녀 사이에 혹시 다른 원한이 있는 거야?" 몇 초간 침묵이 흐르더니 이윽고 강수지는 자신의 그날 밤의 일을 털어놨다. "나는 그 남자가 누군지 모르지만, 내가 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거야. 유미나와 원장 모두 알고 있었지만, 나한테는 알려주지 않았어... 그리고 그녀는 나한테 아이를 지우라고 했어." "어쩐지..." 황혜진은 깜짝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너, 너 지금 임신 중인 거야?" “응.” "어쩐지... 그럼 지우자. 너 아이 아빠도 누군지 모르잖아!" 강수지는 눈을 내리깔았다. "나는 그가 날 찾아올 거라고 믿어." "수지야, 너 바보처럼 굴지 마. 네가 알지도 않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남자잖아, 그럴 가치 없어." "그날 밤, 내가 그를 구한 거긴 하지만, 그도 나를 구한 거라고도 할 수 있어. 내가 그 방으로 뛰어 들어간 이후, 영감의 사람도 다시 안 나타나더라고. 문을 부수고 들어올 엄두도 못 내더라. 그만큼 그는 신분이 높은 사람일 거야." 강수지의 목소리는 매우 작았다. "내 생각에 그는 아직 나를 찾지 못한 거야. 그가 분명 나랑 결혼할 거라고 말했다고." 그날 밤 그는 약을 먹었긴 했지만, 정말 행동은 정말 신사적이었다. 황혜진이 물었다. "너 그 사람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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