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주방에서 차가운 물줄기를 맞으며 30분 넘게 데인 부위를 식히고 나서야 장희영은 주지영을 일으켜 세워 상처 부위를 확인했다. 다행히 처치가 신속히 이루어져 피부가 붉어지긴 했지만 따끔거리는 느낌은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태였다.
주지영은 더 이상 아프다고 외치지 않았다. 다만 얼굴빛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이모가 좀 볼게.”
진미숙은 미안한 표정으로 주지영의 상처 부위를 살펴본 뒤 미리 준비해 놓은 화상 연고를 짜내 조심스럽게 주지영의 데인 부위에 발라주었다.
“정말 미안해, 지영아. 이모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
“이모,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이모가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주지영은 입을 삐쭉이며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속으로는 잔뜩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진미숙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다.
진미숙은 여전히 미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이 일은 내 책임이기도 해.”
장희영은 딸의 상처를 확인하고 큰 문제가 없자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굳이 이런 일로 정씨 가문과 사이가 틀어질 필요가 없었기에 얼른 한마디를 보탰다.
“그런 말 하지 마. 이건 그냥 사고일 뿐이야.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잖아.”
진미숙은 한숨을 내쉬며 주지영을 부축했다.
“이모랑 소파에 가서 쉬자. 반 시간 정도 지켜보다가 상처가 심해질 것 같으면 병원에 가야 할 거야.”
간호사인 장희영은 딸의 상처를 살펴보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큰 문제는 없어 보여. 집에서 며칠만 쉬면 나을 거야.”
진미숙이 주지영을 부축하고 나왔을 때 지예슬은 여전히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지영이 나오는 걸 보자 지예슬은 얼른 다가가 도와주려고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주지영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지예슬을 쏘아보더니 그녀의 손을 매정하게 뿌리치고 소파에 앉았다.
지예슬은 민망한 얼굴로 손을 거둬들이고 주지영 옆으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잔뜩 긴장한 채 서 있었다.
“정말 죄송해요, 지영 언니...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어요. 발을 헛디뎌서 그만...”
주지영은 지예슬을 흘겨보며 주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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