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온서우는 문득 자신이 이 책 속 세계로 들어오기 전의 삶을 떠올렸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은 회사의 고위 임원으로 일하셨고 어릴 적부터 부족함 없이 자라왔다.
대학 시절에는 짧은 영상 콘텐츠가 유행을 타면서 그녀도 가볍게 일상을 찍어 올리고 셀카를 몇 장 올리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조회수를 얻었고 브랜드에서 광고 제안까지 들어오곤 했다. 그것만으로도 매달 몇백만 원은 거뜬히 벌 수 있었다.
부모님은 평생을 직장에서 경쟁하며 살아오셨기에 딸이 졸업 후 기업에 들어가 경쟁의 치열한 환경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영상으로 버는 수입도 안정적이지 않다고 여겨 그녀가 공무원이나 편안한 직업을 가져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기 바랐다. 어차피 부모님이 평생 쌓아온 자산이 있어 그녀는 생계를 걱정할 필요 없이 여유롭게 지낼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졸업하기도 전에 70년대로 들어오면서 바뀌어버렸다.
온서우는 생각을 거두고 김소정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정서준과 손민재는 그들 뒤에서 1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따라오고 있었다. 2층은 의류를 파는 곳이었다.
2층에 도착하자마자 김소정은 눈에 들어오는 옷을 하나도 빠짐없이 장바구니에 담으며 본격적인 쇼핑 모드에 들어갔다. 옷은 입어보지도 않고 맘에 드는 걸로 고르자마자 바로 계산했다. 들어온 지 잠깐 사이에 벌써 옷 세 벌과 치마 두 개를 샀다.
점원은 1년 동안 만나기도 힘든 씀씀이 큰 손님을 만나자 호기심이 생긴 듯 물었다.
“혹시 어느 회사에 다니세요? 옷을 많이 사시네요.”
무슨 직업에 종사하기에 돈이 이렇게 많은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김소정은 그 의도를 눈치채고도 전혀 거리낌 없이 턱을 들어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 군의관이에요.”
점원은 이해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군대의 복지가 좋다 보니 돈을 아끼지 않는 게 당연해 보였다. 게다가 군 병원에서 근무한다면 배경도 만만치 않을 거라 짐작하며 부러운 듯 말했다.
“고위 간부 자녀시군요?”
김소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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