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손민재는 다른 음식을 집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 우리만 먹을 복이 없나 보네요. 아니, 특수 비행대대에 들어오고 나서는 고기며 술이며 제대로 먹은 적이 언제였나 싶어요. 식당에서 나오는 건 전부 영양식인데 영양만 챙기고 맛까지 챙기진 않더라고요.”
온서우는 그를 동정 어린 눈으로 힐긋 쳐다보고는 새우를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 새콤하고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자 눈을 살짝 감았다. 오랜만에 맛보는 이 맛이 너무 그리웠다.
그녀는 이어서 게 다리를 하나 집어 들었다. 손가락 끝을 살짝 세워 게 껍데기를 한 조각씩 떼어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식사 예절을 신경 써서 껍데기를 까야 하는 음식을 꺼리지만 온서우는 개의치 않았다. 게다가 이런 해산물은 차가울 때 먹어야 더 맛있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오늘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은 윗사람도 아니고 특별히 신경 쓸 상대도 아니라서 굳이 좋은 인상을 남길 필요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게살을 너무 먹고 싶었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한입에 먹을 수 있는 갈비나 수육 같은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반대로 고생 끝에 먹는 맛이란 게 좋은 거였다. 예를 들어 이 게살처럼 말이다.
온서우는 새끼손가락을 살짝 세우고 전날 다친 부분을 피해 가며 게 껍데기와 씨름했지만 몇 번을 시도해도 조금만 뜯어냈을 뿐 게살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그녀의 손에 있던 게 다리를 누군가가 가져갔다.
“내가 해줄게.”
정서준의 목소리는 무덤덤했고 얼굴에는 여느 때처럼 감정의 기색이 없었다. 그는 그녀의 손에서 게 다리를 가져가더니 긴 손가락을 움직여 능숙하게 몇 번 꺾자 게 다리 안의 살이 온전하게 드러났다.
온서우는 그의 손놀림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와, 이렇게 대단한 솜씨라니.’
어떠한 도구도 사용하지 않고 게살을 이렇게 완벽하게 꺼내다니 천부적인 재능인가 싶을 정도였다.
온서우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정서준을 바라보았다. 그는 첫 번째 게 다리를 다 발라낸 뒤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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