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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장

온서우는 도혜지에게 ‘그래요’라고 말하는 듯한 눈짓을 보냈다. 도혜지는 기분이 좋아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아유, 두 분 결혼식에서 축배라도 올리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중에 진 선생님께 두 분 결혼시키라고 매일 잔소리라도 해야겠어요!” 응원을 받는 것은 좋지만 그게 현실로 번질 일은 절대 없어야 했다. 온서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런 얘기가 진미숙의 귀에 들어가면 큰 오해가 생길 게 분명했다. 진미숙은 그녀를 친딸처럼 아껴주었고 고생스러운 시골 생활에서 구해주고 서울에서 잘 먹고 잘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그런데 그 집에 들어가자마자 온서우가 진미숙의 아들을 노린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그녀가 정씨 가문에 들어온 이유가 불순하다고 오해받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러다 결국 소설 속에서처럼 정서준에게 가차 없이 내쳐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안 돼, 절대 안 돼! 그런 오해가 생기면 안 돼!’ 온서우는 ‘커플 응원’은 고사하고 지금의 자리를 지켜야만 한다고 결심했다. 정씨 가문에 잘 붙어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편하게 살고 싶었기에 이런 오해는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 그녀는 표정을 진지하게 고치고 도혜지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오해하셨어요. 사실 저랑 서준 씨는 그런 사이 아니에요. 오늘은 그냥 길에서 우연히 만났고 마침 병원 오는 길이라 서준 씨가 태워준 것뿐이에요. 아까 사진 얘기한 것도 그냥 혜지 씨가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린 거였어요. 죄송해요. 괜히 기대하게 해드려서.” “아, 그랬군요... 두 분이 정말로 사귀는 줄 알았는데...” 도혜지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미련이 남는지 다시 물었다. “그럼 혹시 앞으로 가능성은 있나요? 뭐,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요.” 온서우는 소설 속 정서준과의 관계를 생각하고는 단호하게 가능성은 절대 없을 거라고 말하려 했는데 마침 진미숙이 돌아왔다. 진미숙은 들어오자마자 말했다. “서우야, 지금 엑스레이 찍으러 같이 가자. 서준이가 어딜 갔는지 모르겠네. 이따가 내가 밖에 나가서 찾아볼게. 혹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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