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하, 그래. 네가 무슨 염치로 말하겠어. 도둑X 주제에.”
원수정이 표독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뭐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요. 애초에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요.”
이제 살인사건도 다 해결되었겠다 더 이상 무서울 게 없는 여채아가 단호하게 돌아서자 혼자 남은 원수정이 거칠게 핸드백을 바닥에 내던지며 화풀이를 대신했다.
‘여채아의 유일한 약점이었는데…… 감옥에 처넣으면 영원히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빨리 나온 거야?’
사실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도 없었다.
‘분명 유희가 김신걸 그 자식한테 부탁한 걸 거야…… 돈 없고 백 없는 걔가 무슨 수로 엄마를 빼냈겠어. 그런데…… 유희는 그렇다 치고 김신걸 그 자식이 부탁을 들어줬다고? 하, 내 마음대로 되는 꼴은 못 보겠다 이거지? 나도 이대로 참고는 못 살아. 나도 참을 만큼 참았다고!’
며칠 뒤, 출근 중인 원유희는 고모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네? 밥이요?”
“그래. 고모랑 단둘이서. 레스토랑 예약도 고모가 다 끝냈어.”
“무슨 날이에요?”
원유희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우리 조카랑 밥 한 끼 할 수 있는 거지. 꼭 무슨 특별한 날이어야 하니?”
“그건 아니죠. 그런데 낮에는 출근해야 해서…… 시간이 있을지…….”
“그 성형외과는 직원들 쉬는 시간도 안 주니? 그리고 아무리 바빠도 밥 먹을 시간은 있을 거 아니야. 그리고 네 백이 누군지 잊은 거야? 다른 직원들이 눈치줘? 고모가 가서 뭐라고 할까?”
“아, 아니에요. 그래요, 밥 먹어요.”
한숨을 내쉰 원유희가 결국 제안에 응했다.
어차피 점심 시간에 나가면 시간도 얼마 안 걸릴 테고 행여나 고모가 정말 성형외과로 와서 행패라도 부린다면…….
상상만 해도 눈앞이 캄캄했다.
‘그냥 조용히 일하고 싶어…… 갑질 하려고 출근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그 백…… 내가 원한 것도 아니잖아…… 김신걸 쪽이 걸리긴 하지만 어차피 고모와 연락하는 걸 모르는 눈치도 아니고, 그 동안 별말 없었으니 밥 한끼 먹었다고 뭐라고 하겠어…….’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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