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너한테 다른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해?”
김신걸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았다.
“원유희, 생각보다 발칙하네?”
자신의 말실수를 눈치챈 원유희가 다급하게 말을 바꾸었다.
“그…… 그런 말이 아니라…….”
“방에 가서 씻고 기다려.”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기에 원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일까? 수치심이 밀려들었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고개를 숙인 채 룸을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직원 한 명이 룸을 나선 그녀를 다른 건물의 한 호텔로 안내했다.
화려한 스위트룸을 훑어보던 원유희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하긴. 여기까지 오는 사람들 중에 곱게 술만 마시고 가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어…….’
샤워를 마친 원유희는 탈의실에 놓인 섹시한 속옷을 발견했다.
곱게 포장된 속옷에는 가격표까지 그대로 달려있었다.
이까짓 돈 따위 신경 쓸 김신걸이 아니었지만…… 평소 그의 성격대로라면 그녀가 조금이라도 걸치고 있지 않길 바랄 게 분명했으므로 그녀는 다시 속옷을 내려놓았다.
따뜻한 이불속에 몸을 숨긴 원유희는 왠지 모를 두려움에 몸이 덜덜 떨려왔다.
‘난 도대체 김신걸에게 어떤 존재일까? 연인? 섹파? 노리개? 아니면 전용 창녀……?’
어떤 존재든 그녀의 엄마만 구할 수 있다면 뭐든 좋았다.
“형, 원유희랑 설마…….”
말끝을 흐린 김명화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남은 질문을 대신했다.
흥미롭다는 듯 허리를 앞으로 숙인 김명화가 피식 웃었다.
“뭐 이해해. 원유희, 천박한 핏줄이긴 하지만 얼굴이며 몸매며 남자라면 한번쯤은 흔들릴만 하니까.”
김명화의 질문에 김신걸은 대답 대신 담배를 입에 물었다.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가 김신걸의 표정을 완벽하게 가려주었다.
“원유희한테서 떨어져. 마지막 경고야.”
김신걸의 차가운 목소리에 김명화가 두 손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형, 난 걔한테 관심없어. 맹세해.”
담배를 깊이 들이마신 김신걸이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뭉개버렸다.
“근데 넌 왜 걔한테 관심을 갖는 건데? 너도 천박해서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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