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뭐 하세요?”
원유희가 머리를 빼꼼 내밀었다. 여채아가 계란후라이를 작은 동물 모양으로 데코까지 하는 걸 본 그녀가 웃음을 터트렸다.
“이렇게까지 안 하셔도 돼요. 어차피 걔네들 먹는 데 정신 팔려서 이런 데는 관심도 없을 테니까.”
“애들이 뭐든 잘 먹는 건 맞지. 그래도 이쁘게 만들어주면 좋아하잖아. 그거 보려고 이렇게 하는 거지.”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하는 모습에 원유희의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
‘엄마랑 화해서 다행이야…….’
이 세상에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가 있을까? 피붙이를 떼어놓고 가는 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게다가 원유희의 아빠는 좋은 아빠도, 좋은 남편도 아니었다. 집안일과 육아를 엄마에게 전부 맡기는 건 그 시대 아버지들의 고질병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도 모자라 도박에, 음주, 그리고 폭력까지…….
원유희의 머릿속에 오래 전 일이 떠올랐다. 그날, 또 도박에서 진 아빠는 다음 날 쌀을 살 돈까지 훔쳐 다시 도박판으로 달려가려 했다.
그런 그의 앞을 막아선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건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눈덩이가 퍼렇게 되어버린 엄마를 보며 어린 원유희가 할 수 있는 건 살짝 떨리는 손을 잡아주는 것뿐이었다.
‘이제 나도 성인이야. 효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드려야 한다고 생각해.’
원유희가 등 뒤로 엄마를 꼭 껴안았다.
“엄마, 살아계셔서 정말 고마워요.”
원유희의 말에 여채아는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잠시 후, 식탁 앞에 모인 세 귀요미가 정성스레 만든 계란후라이를 허겁지겁 먹고 있다.
입 안 가득 음식을 넣고 우물거리는 모습에 원유희의 입가에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올랐다.
“할미 진짜 대단해! 계란 너무 귀여워요!”
유담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조한이, 상우, 유담이가 먹는 거니까 이 할미가 신경 좀 썼다. 귀여운 거 먹고 더 귀엽게 커야지?”
“이렇게요?”
포크를 내려놓은 유담이 통통한 두 손을 턱에 괴며 꽃 모양을 만들어냈다.
“그래. 그렇게.”
딸의 어린 시절과 꼭 닮은 유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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