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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힘겹게 몸을 일으킨 원유희가 거울을 등지고 옷을 입기 시작했다. 바닥에 떨어진 이불, 그녀의 갸녀린 등에 남겨진 온갖 흔적들……. 어젯밤 김신걸이 얼마나 미쳐날뛰었는지 엿볼 수 있었다. 휴……. 깊은 한숨을 내쉰 원유희가 어전원을 나섰다. 김신걸이 미리 당부한 걸까? 기사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휴, 여긴 택시 잡기도 힘든데 다행이다…….’ 잠시 후, 차량이 아파트 앞에 멈춰서고 원유희는 비틀거리며 차에 내렸다. “유희야!” 차에서 내린 원수정이 다급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고모.” “김신걸 그 자식이 너한테 뭐 어떻게 한 거 아니지?”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살피던 원유희가 물었다. “너 목은 왜 그래? 김신걸이 이런 거야? 걔 정말 미친 거 아니니?” “괜찮아요.” 그녀의 눈동자가 눈물로 반짝였다.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힌 사실을 고모도 이미 알고 계시겠지…….’ 하지만 그녀의 몸과 마음을 처참히 짓밟은 김신걸의 잔인한 징벌에 대해서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무사하니까 다행이다. 고모가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알아?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고민까지 했었어.” ‘고모…… 경찰에 신고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 거예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결국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그 누가 김신걸을 건드릴 수 있을까? 창백한 안색의 원유희를 바라보던 원수정이 말했다. “많이 힘들지? 일단 집으로 들어가자.” 잠시 후, 원유희의 아파트. 테이블 위에 있는 휴대폰을 들어 통화내역을 살피던 원유희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때는 어전원에 있을 때인데 누가 전화를 받은 거지?” 하지만 그 문제에 대해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원수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엄마랑은 언제부터 연락하기 시작한 거니?” “그게…….” 날카로운 원수정과 시선을 마주친 그녀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얼마 전에 우연히 만났어요.” “유희야, 넌 속도 없어? 그런 여자랑 왜 다시 연락해?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널 버린 여자야!” 원수정의 언짢은 목소리에 원유희가 엄마의 편을 들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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