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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피 토하고 응급실에 들어갔어, 대체 뭘 얘기한 거야?” 김신걸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렇게 심각하다고? 난 그저……아빠가 우리 엄마랑 이혼 안 해서 걔네 엄마가 제성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아빠가 큰 희생을 했다고 그 말만 했어. 그 정도로 화낼 일인가? 화가 엄청 많은 스타일이네.” 윤설은 웃음이 나왔다. “이제 내가 가서 사과할게. 겨우 회복한 몸이 또 망가지겠다.” “아이 얘기를 꺼냈어?” “……아이? 무슨 아이?” 윤설의 목소리는 엄청 억울해 보였다. “신걸 씨, 난 정말 아무것도 안 했어. 유희가 걔네 엄마 일로 나랑 우리 엄마한테 불만이 많은 것 같아. 병실에 있었을 때까지만 해도 아무 일이 없었는데 어떻게 내가 가자마자 그렇게 될 수가 있어? 의도적으로 날 모함하려는 거 아니야?” “그래, 알았어.” 김신걸은 전화를 끊었다. 윤설은 작업실에서 왔다 갔다 하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원유희가 아이 얘기를 꺼냈어? 안 그러면 신걸 씨가 왜 아이에 대해 묻겠어? 근데 보아하니 신걸 씨는 아직 다는 모르는 것 같고.’ 하지만 원유희가 말하기도 전에 사람이 이미 응급실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다. ‘어떡하지?’ ‘원유희가 깨어나면 틀림없이 신걸 씨랑 아이 일을 얘기할 텐데. 그때 되면 신걸 씨 실력으로 아이를 찾아내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야.’ 그때 되면 원유희는 아이들 덕분에 신분이 상승할 거고 그럼 약혼녀는 그 어떠한 지위도 없을 것이다. ‘안 돼! 안 돼! 안돼!!’ 정말로 그렇게 되면 윤설은 꼭 미쳐버릴 것이다. 윤설은 미친 듯이 테이블 위에 놓인 것들을 부수고 있었고 바깥사람들은 사무실 안에서 들려오는 쨍그랑 소리를 들었지만 감히 들어오지 못했다. 한 시간쯤 되어서야 송욱은 응급실에서 나왔다. “선생님, 지금 안정되었어요. 금방 회복된 상황이라 감정 기복 때문에 2차 파열이 생겼어요. 다행히 심각한 정도까진 아니니까 잘 쉬고 치료를 받으면 얼른 회복될 거예요.” 캡 모자를 쓴 청년이 방으로 돌아오자 세쌍둥이는 일제히 구석으로 움츠러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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