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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표원식이 가볍게 그녀의 얼굴을 주무르고 사랑의 눈빛을 보내고서야 몸을 돌려 차에 올랐다. 원유희의 뜨끈뜨끈한 얼굴을 뒤로 한 채, 표원식의 차는 떠났다. 그녀는 결코 어젯밤에 발생한 일을 그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별 거 아닌데 굳이 말할 필요가 있을까. 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위층으로 올라가 가방과 휴대폰을 들고 다시 출근한다. 금요일이 곧 다가왔다. “편하게 해, 긴장하지 말고.” 전화를 걸어온 윤정의 말에, 원유희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빠, 도대체 누가 긴장해요? 그냥 밥 먹는 거예요.” 딸에게 긴장을 들킨 것 같아서, 윤정은 조금 쑥스러웠다. “아빠는, 좀 아쉬워서…….” 사실, 그는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안 지 얼마 안 됐고, 게다가 원유희가 겨우 20대 초반이라 여전히 부모님 밑에서 보호받고 애교부릴 나이라 그런지 딸의 결혼과 출산을 크게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김신걸의 치근덕거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할 수밖에. 원유희도 그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괜찮아요, 아빠, 어차피 우리는 모두 제성에 있으니까, 제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볼 수 있어요. 게다가, 이번에는 그냥 밥 먹는 거잖아요. 아직 그 뒤의 일까지는…….” “밥 먹을 때 표씨 가문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보자, 아마 그 사람들은 급할 거야. 만약 이미 날을 잡았다면, 그것도 좋지.” 윤정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알아요.” “퇴근할 때 아빠가 데리러 갈게.” “아니요, 교장선생님이 저를 데리러 오신다고 하셨어요.” “그래.” 전화를 끊은 후, 원유희는 약간 넋을 잃었다. 사실 그녀도 빨리 날짜를 정해 일찍 예식장에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랐다. 밤이 길면, 꿈도 많은 법. 그녀는 몸을 돌리며 무의식적으로 구석에 있는 CCTV를 훑어보고, 마음이 조마조마하여 당황하며 부서로 들어간 뒤 책상 앞에 앉아 자신을 달랬다. 괜찮아, 자신을 놀라게 하지 마, 김신걸은 그날 밤 떠난 후에 아무 말도 없었잖아? 그도 겁을 먹은 거겠지. 퇴근이 다가오자, 표원식이 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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