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사모님, 저도 이제 칠순이에요. 이제 정말 힘이 부치네요.”
힘없는 영희 이모의 목소리에 원유희는 절망스러운 듯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극도의 초조함과 무력함에 눈앞이 어질어질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기심 때문에 영희 이모를 난처하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한숨을 푹 내쉰 원유희가 말했다.
“알겠어요. 그 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통화를 마치고 힘없이 침대에 기댄 원유희는 어지러운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 애쓰고 또 애썼다.
‘정말 애들이 오는 걸까? 내가 공항으로 나가도 괜찮을까? 김신걸한테 들키면 어떡하지? 안 돼! 내 곁에 두는 건 안 돼! 그건 너무 위험해.’
김신걸과 양육권을 놓고 분쟁을 벌인다면 무조건 그녀의 참패일 게 분명했다.
게다가 김신걸은 극도로 원유희를 혐오하니 아이를 빼앗아 간 뒤 평생 만나지도 못하게 할 가능성도 다분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여기까지 왔으니 누구라도 공항에 마중은 나가야 할 텐데…… 고모는 안 돼. 명화도 안 되고…….’
한참을 고민하던 원유희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깊은 밤. 아파트에서 나온 원유희는 택시를 타고 바로 여채아의 집으로 향했다.
“쾅쾅쾅!”
새벽에 갑자기 울리는 노크소리에 깬 여채아는 문앞에 서 있는 딸의 모습을 확인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 네가 여긴 어떻게?”
“엄마, 나 좀 도와줘요. 지금 부탁할 사람이 엄마밖에 없어서 그래요…….”
지금까지 강하게 버텨오던 원유희는 결국 엄마 앞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잠시 후, 아이처럼 우는 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아이가 있었어……?’
“저도 잘한 거 없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애들이 무슨 죄예요…… 엄마, 저 대신 공항으로 나가주시면 안 돼요? 엄마 외손주들이기도 하잖아요.”
원유희가 애원했다.
“여권만 나오면 바로 아이들 데리고 여길 떠날게요.”
“사실 애들 아빠는…… 고모 양자예요. 고모랑은 사이가 안 좋고 전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아이의 존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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