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0화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해?”
윤정이 무서운 얼굴로 일어났다.
그의 혼인을 망치고, 원수정이 제성을 떠나게 만들고 원유희를 슬프게 한 게, 윤설이라니, 자신이 아끼는 딸 윤설이라니! 그는 믿기 어려웠다.
윤설이 멍한 얼굴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빠, 저한테 이렇게 무섭게 대하신 적이 없는데, 원수정 모녀 때문에…?”
이전에 윤정은 무섭기는커녕 큰 소리조차 낸 적이 없었다. 온화한 아버지의 모습 그 자체였던 그가, 지금 그녀에게 화를 내고 있다.
이런 어이없는 일이 생기다니.
“제가 누구를 위해서 그런 짓을 했겠어요?”
윤설이 억울해서 눈물을 흘리며 이어 말했다.
“아빠, 저도 이런 추잡한 짓 하고 싶지 않았어요.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된 건데요?”
이렇게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반성을 모르는 태도. 윤설의 이런 태도는 윤정을 골치 아프게 했다. 아버지로서 그 불안도 이해할 수 있지만 옳은 일을 저질렀다고 여기게 해서는 안 된다. 딸이 자신 때문에 이런 짓을 하다니. 내막을 알게 된 윤정은 놀라서 오랫동안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아빠,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윤설은 윤정이 정말 화가 난 걸 보고는 말을 바꾸어 사과하며 앞으로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
“화내지 마세요. 다음부터 그런 일 없을 거예요.”
자신이 아끼는 딸이 매달리는 걸 보고, 그도 어쩔 수 없었다.
“가서 김신걸에게 원수정을 풀어주라고 하고, 이런 짓은 그만둬!”
“네? 원수정을요?”
윤설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가까스로 원수정을 처리했는데, 풀어주라니?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네가 저지를 일인데, 어떻게 원수정 탓을 하고 쫓아낼 수 있겠니?”
아버지의 말을 들은 윤설이 멍한 표정을 하다가 별안간 미소를 지었다.
“아빠 지금 원수정 모녀를 도우려는 거예요? 저를 이렇게 몰아세우시고?”
“만약 네가 저지른 일이 아니었다면, 나와 원수정은… 이제는 정말 안 돼.”
윤정의 안색이 무거웠다. 애초에 윤설과 장미선의 재혼 일 때문에 원수정을 볼 낯이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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