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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이제는 이런 상황 정도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스스로의 모습이 원유희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녀가 말없이 조 대표 곁으로 다가가자 조 대표의 눈이 살짝 커다래졌다. ‘김신걸 여자인 줄 알았는데…… 왜 나한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별말은 하지 않았다. 이런 접대에 나름 익숙해진 원유희는 자연스럽게 조 대표의 잔에 술을 따랐지만 그는 바로 만류하며 술병을 받아들었다. “아니에요. 제가 직접 하죠.” 자신의 잔에 술을 가득 따른 조 대표는 예상외로 원유희의 잔에는 조금도 따르지 않았다. 김신걸의 손에 이끌려 이런 자리에 참석한 것도 벌써 여러 번. 하지만 조 대표처럼 젠틀한 남자는 처음이었다. 그제야 고개를 들어 조 대표의 얼굴을 자세히 살핀 원유희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어딘가 낯이 익은데…… TV에서 봤던 것 같기도 하고. 하긴 김신걸과 함께 술자리를 할 수 있는 사람들 중에 평범한 사람이 있을 리가.’ 조 대표는 나름 김신걸의 체면을 생각해 원유희에게 젠틀하게 대하는 듯했지만 그 모습이 원유희는 우스울 따름이었다. ‘어차피 김신걸이 원하는 건 내가 수모를 당하는 모습일 텐데.’ 알아서 잔에 술을 따른 원유희는 조 대표와 술잔을 부딪힌 뒤 쓰디쓴 액체를 원샷했다. ‘내가 만약 취하면 어디로 데리고 갈까? 어전원으로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 신분증이랑 여권 좀 챙기게. 그럼 어떻게든 아이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한참 동안 술잔이 오고 가고 조 대표가 살짝 놀란 눈으로 물었다. “술…… 잘 마시시네요?” 살짝 고개를 끄덕인 원유희는 말없이 또 한 잔 술을 들이켰다. 한쪽에서 원유희를 뚫어져라 관찰하던 김신걸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송곳처럼 원유희의 몸을 꿰뚫는 듯했다. 술자리가 무르익고 원유희는 아예 조 대표는 내팽개치고 혼자 자작을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집에 들어가 여권을 챙기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오늘 하루 정말 기분이 엉망이었던 그녀는 알코올로 정신을 마비시키고 싶었다. ‘필름만 안 끊기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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