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9화
육성현은 흠칫 놀랐다. 그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누구를 죽였다고 그래? 혜정아, 다 오해야. 나 지금 다 고쳤어. 진짜야, 어서 내려와. 물만두가 식겠다.”
“오지 마!”
엄혜정은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쳤다.
“다가오면 뛰어내릴 거라고 얘기했어!”
“그래, 안 갈게.”
육성현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혜정아, 진짜야.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 우선 먼저 내려와. 내려오면 내가 다 설명해 줄게. 다 오해야.”
“사실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냥 유희의 말이 날 깨닫게 했을 뿐이야.”
엄혜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육성현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
“근데 나 지금 다 알게 됐어. 증거는 없지만 넌 김하준이잖아. 난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 네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어. 근데, 넌 어떻게 네 아이의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어? 김하준,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세상에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다 존재해?”
“혜정아, 내려와서 천천히 얘기하자, 응? 거긴 너무 위험해.”
“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기분을 모르지? 너도 한번 느껴봐야 해.”
엄혜정은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
“안돼!”
육성현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엄혜정의 옷자락도 미처 잡지 못했다.
그는 엄혜정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밑에 서 있던 하인 중 그 누구도 엄혜정을 받아내지 못했다.
“다 죽일 거야!”
육성현은 미친 듯이 달려갔고, 눈에 거슬리는 하인들을 모조리 걷어차 버렸다. 그는 엄혜정 옆으로 기어가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
“혜정아, 혜정아.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엄혜정은 눈을 떴다. 그녀의 머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초점이 점차 사라지는 눈으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
“김하준,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 거야…….”
이렇게 한마디만 남기고 엄혜정은 숨을 끊게 되었다.
“그래, 만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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