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왕부 정원. 부진환은 서방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아무도 들어오지 않자 뒷짐을 지고 한참을 기다렸다. 하지만 여전히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소유가 춘월의 부모를 모시고 들어오는 걸 보자 부진환은 소유를 이쪽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왕야, 왜 그러십니까?” 소유는 영문을 몰랐다.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고 눈치를 주며 말했다: “나가서 들어오지 않은 사람은 없는지 확인해 보거라.”
소유는 왕야가 춘월 등을 말하는 줄 알고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춘월 부모님은 제가 모시고 들어왔습니다. 다른 사람도 있습니까?”
부진환은 미간을 더 찌푸리더니 언짢은 어투로 얘기했다: “나가보라면 나가 볼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
혼난 소유는 아무 말 못 하고 바로 대문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거리에 있는 세 사람을 보니 그제야 깨닫는다.
소유를 본 낙청연은 뒤돌아 가려고 했다.
이를 보자 소유는 다급하게 쫓아오며 말했다. “왕비!”
낙청연은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차가운 어투로 얘기했다: “왕야께서 날 쫓아내지 않았느냐. 왕비라고 부르지 말거라.”
소유는 황급히 낙청연 앞으로 와 간절하게 용서를 빌었다: “오늘 일은 모두 제 탓입니다. 제가 왕야께 알린 겁니다. 세 계집종이 죽었고, 왕비께서 어젯밤에 그들의 거처에 들렀다고 말입니다.”
“그때는 죽은 척하는 것인 줄도, 왕비의 계획이라는 것도 몰랐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소유는 자책했다. 계집종들의 맥도 짚어보지 않고 바로 죽었다고 확신했다. 너무 경솔했다.
그리고는 첫 번째로 왕비를 의심했다.
조금 전에 춘월의 말에서 왕비는 계집종들을 구해준 것이라고 들었다. 왕비가 아니었다면 그자를 잡지 못했을 거고 이 소란이 사그라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낙청연은 말없이 머뭇거리기만 했다.
소유는 다급히 등 어멈과 지초를 불러 말했다. “뭐 하는가? 얼른 왕비를 방으로 모시지 않고.”
등 어멈과 지초는 얼른 낙청연을 부축하고 왕부 대문으로 향했다.
낙청연이 들어온 걸 보자 부진환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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