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장 부모님의 당부
“우리는 조금 전에 은하랑 창업과 관련한 일을 토론하고 있었어요. 앞으로 은하한테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차 대표의 도움이 필요할지 몰라요. 부디 저희를 대신해 은하를 잘 보살펴 줬으면 해요. 그래야 저희도 안심할 수 있을 거 같아서요.”
그 말에 나는 참지 못하고 입가를 실룩거렸다.
두 사람은 마치 나를 차도준에게 맡기는 것만 같았다.
그 모습에 나는 재빨리 두 사람에게 걸어가 차도준에게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차도준은 내 신호를 알아차리고 부모님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님,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은하는 제가 잘 보살피겠습니다. 만약 은하가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면 전 주저하지 않고 도울 거예요.”
그 말에 나는 깜짝 놀라 차도준을 바라보았다.
내가 그에게 신호를 준 것은, 부모님에게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설명해 달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차도준은 우리의 사이를 해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부모님으로 하여금 오해가 더욱 깊어지게 만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잔뜩 오해하셨는지 부모님의 입꼬리는 잔뜩 치켜올라가 있었다.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을 발견하고, 나는 서둘러 부모님을 일으켜 세웠다.
“됐어요. 시간이 늦었으니까 이만 빨리 돌아가 보세요. 나중에 시간이 나면 다시 찾아뵐게요.”
잠시 후, 부모님을 배웅하고 나는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차도준은 기분이 아주 좋은지 소파에 기대어 한 손으로 눈썹뼈를 만지작거리며 여유로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창업 하려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전의 상황이 문득 생각 나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조금 전 우리 부모님의 말씀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아도 돼. 두 분께서는 그저 내가 창업에 실패해 큰 충격을 받을까 봐 걱정돼서 그런 거야. 그래서 경험이 많은 사람한테 조언을 구하는 거고.”
그러자 차도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내 앞으로 걸어왔다.
그의 거대한 그림자가 나를 완전히 뒤덮었다. 순간, 그의 몸에서 담담한 꽃향이 풍겨왔다. 그 향기에 순간 정신이 몽롱해졌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