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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왜 얼굴이 이렇게 빨개?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런 젠장.’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은 뒤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강민주의 전화였다. “보아하니 누군가 너를 걱정하고 있나봐.” 말을 마치고, 차도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 조금 민망했지만 나는 그런 그의 행동에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다. 애초에 나는 차도준을 아주 많이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잠시 후, 나는 전화를 받았다. “은하야. 어젯밤에 차도준이랑은 어떻게 됐어? 아마 아주 뜨거운 밤을 보냈겠지? 대학교 때 차도준이 서진혁보다 얼굴이면 얼굴, 공부면 공부 전부 다 뛰어났던 게 생각이 나. 이제 너랑 서진혁이 이혼한 후에 난 차도준이랑 다시 잘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서진혁 그 쓰레기 같은 자식 때문에 제2의 봄을 포기할 수는 없잖아. 안 그래?” 잔뜩 흥분한 강민주의 말에 나는 더욱더 민망해졌다. “민주야. 오해야. 나랑 도준이는 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어.” “뭐?” 순간, 강민주의 어조가 부쩍 높아졌다. “어젯밤 술집에서 그렇게 껴안고 있었는데도 집에 돌아가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정말 대단해. 손에 거의 넘어왔는데도 마다하다니… 차도준은 정말 매너있는 남자인 거 같아. 난 두 사람이 만나는 거 아주 대찬성이야.” 그 말에 나는 이마를 짚었다. “우리는 정말 그냥 친구일 뿐이야.” 하지만 강민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좀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니. 내 생각엔 차도준이 널 좋아하는 거 같아. 그렇지 않으면 왜 자꾸 너를 도와주겠어?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닌데.” 강민주의 말은 내 마음속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켰다. 사실 나도 그런 쪽으로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차도준이 매번 나를 도와주면서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것이 정말 이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서진혁과 그렇게 오랫동안 만났는데, 이런 나를 차도준이 좋아할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차도준이 아주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나를 도와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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