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고자질
하지만 차도준은 마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래요? 그럼 다음부턴 사실대로 말하지 말아야겠네요.”
순간, 화가 잔뜩 난 연준영은 차도준을 말로 이길 수 없어 고개를 돌려 나를 빤히 노려보았다.
“연은하, 넌 아직 서진혁이랑 이혼하지 않았어. 오늘 일은 난 반드시 부모님께 말할 거야. 그러면 부모님께서 널 아무리 예뻐해도 이런 도덕적이지 못한 일을 하는 걸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말을 마친 후, 연준영은 화를 내며 나와 차도준만 남겨두고 자리를 떠났다. 그가 떠난 별장 안에는 어색한 공기만 감돌 뿐이었다.
조금 전까지 좋았던 기분은 연준영 때문에 전부 파괴되고 말았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한마디 했다.
“우리 오빠는 정신에 문제가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밥부터 먹어.”
사실 연준영은 예전에 나를 많이 아껴주는, 좋은 오빠였다. 좋은 것이 있으면 제일 먼저 나를 떠올리는 그런 오빠였는데 이 모든 것은 연하윤이 성인이 된 후부터 달라졌었다.
하지만 이젠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난 일은 다시 돌이킬 수 없으니.
차도준과 나는 음식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말없이 조용히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차도준은 갑자기 나한테 반찬을 집어주며 침묵을 깨고 한마디 했다.
“요리 솜씨가 아주 좋은 거 같아. 언제 나한테 요리를 가르쳐줄 수 있어?”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멍하니 머릿속에 어떤 기억들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나는 그동안 서진혁에게만 요리를 해주었었다. 하지만, 그는 여태껏 나를 칭찬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끊임없이 까다롭게 굴며 잔소리를 하기 일쑤였다. 요리를 가르쳐 달라고 한 적은 더더욱 없었고.
결혼 후, 그는 명실상부 가부장적이었다. 부엌은 여자들만 들어가는 곳이라고, 자신은 비즈니스계에서 능력을 맘껏 펼쳐야 한다고 했었다.
그때, 커다란 손이 내 앞에서 이리저리 휘적였다.
차도준은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한마디 했다.
“싫으면 됐어. 강요하고 싶지 않아.”
“내가 언제 싫다고 했어? 배우고 싶으면 나를 찾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