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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임아린은 담담하게 말했다. 어차피 그녀는 지금 진명의 마음을 완전히 받아주었으니 두 사람의 관계도 딱히 숨길 게 없었다. 그녀는 나중에 오진수가 또 시비를 걸까 봐 아예 오진수한테 사실을 말했다. “네?” “걔가 대표님 남자친구라고요?” “이......이게 어떻게 가능하죠!” 오진수는 번개 맞은 것처럼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는 임아린의 충실한 구애자 중 한명이었고,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장장 2년을 넘게 그녀를 향해 구애했다. 원래 그는 자신이 계속 버텨서 언젠간 임아린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마음에 품어왔던 여신을 진명에게 한 발 먼저 뺏길 줄은 몰랐다. 그의 마음이 어떨지 감히 추측할 수 없었다. “임 대표님, 진명의 청산유수한 말 솜씨에 속은 거 아니세요?” “걔 상황을 모르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힘도 권력도 없는 고아에다가 능력도 없고 이혼도 했었던 걸요.” “그렇게 아무 쓸모도 없는 쓰레기라 일반인보다도 못 한데, 무슨 자격으로 고귀하신 대표님과 어울릴 수 있겠어요?” 오진수는 정신을 차린 후, 표정이 다급해졌다. 만약 진명이 권력 있는 집안의 친척이거나, 돈 많은 집안에 부잣집 도련님이라면, 그는 진명을 이길 능력이 없어서 그저 자신이 재수가 없다고 인정했을 테다. 하지만 문제는, 진명의 집안은 보잘 것도 없었고, 그와 비교했을 때 한참을 못 미쳤다. 그는 자신이 여러 방면에서 진명보다 낫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진명에게 처참하게 패배해버렸다. 이걸 그가 어떻게 달갑게 여길 수 있을까? “진명이 나랑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저희 두 사람의 일이에요. 부 대표님이랑은 상관없어요!” “어쨌든 지금 업무 시간이에요. 만약 중요하게 보고할 일 없으시면 얼른 가서 일이나 하세요.” 임아린은 오진수가 진명을 깎아내리는 걸 참을 수 없어서, 표정이 어두워진 채 그를 내쫓았다. “그런데......” 오진수는 더 할 말이 있었지만 말을 꺼내기도 전에 임아린이 끊어버렸다. “그런데는 무슨 그런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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