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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장

그때, 맞선남의 휴대폰이 울렸고 그는 전화를 받고 다급하게 일어섰다. "죄송해요, 지민 씨한테 제가 갑가지 일이 생겨서 먼저 갔다고 해주세요, 다음에 다시 밥 산다고 해주세요." 강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선남이 가자 강수연은 공기가 맑아진 것 같아 고개를 숙여 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벌써 다른 남자 만나는 거야, 참 급하네." 머리 위로 비꼬는 말이 들려와 고개를 드니 억지웃음을 하고 있는 심지운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심지운의 그런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더 설명하기 귀찮아서 헛웃음을 쳤다. "너랑 무슨 상관인데?" 방금까지도 다른 남자한테 미소를 짓던 강수연이 지금은 이런 모습이자 심지운은 아주 불쾌했다. 그는 강수연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차갑게 경고했다. "네가 아직 심 사모님인 거 잊지 마, 이미지 신경 써, 내가 창피당하는 일 없게 해." 강수연이 그의 뒤를 바라보니 멀지 않은 곳에서 이곳을 바라보고 있는 소인아를 보게 되었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고 비웃었다. "그럼 넌? 남편으로서의 책임을 졌어? 와이프가 다쳤는데 물어도 보지 않고, 오히려 다른 여자랑 저녁이나 먹으면서, 나한테 뭐라 해? 정말 낯짝 두껍네, 심지운 씨." 심지운은 찔려서 눈을 피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당당했다. "심씨 가문이랑 소씨 가문은 대대로 친했어, 나랑 인아는 어려서부터 알던 사이야, 사진 찍힌다고 해도 정당하게 해명할 이유가 있어. 그러나 넌 달라, 넌 사진 찍히면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거야." "그래?" 강수연은 느긋하게 주스를 마시고 비꼬았다. "지난번에 사진 찍혔을 때는, [정당한 이유]로 해명하지 않고, 왜 큰돈 주고 그 사진 산 거야?" 심지운이 공항에 소인아를 데리러 간 날, 호텔 앞에서 그가 소인아한테 입맞춤하는 사진이 찍혔었다. 결국 그가 사진을 사버렸다. 그녀가 지난 일을 말하자 심지운은 입술을 오므렸고 살짝 미안해졌다. 강수연이 또 이어 말했다. "사람은 말이야, 내로남불이면 안 돼, 어떤 말은 사기 칠 때만 하는 거야, 어떤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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