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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심지운은 강수연한테 엿 먹었기에 기분이 아주 안 좋아 소꿉친구를 불러 술집에서 술을 마시려 했다. 그는 마음이 복잡했기에 갓 딴 브랜디를 얼마 지나지 않아 반 병이나 마셔버렸다. 또 와인잔에 술을 따르려는데 주지훈이 더는 봐줄 수 없어 그의 손을 누르며 말했다. "그만 마셔, 술 먹다 죽으면 괜히 술집에서 피해보잖아." 심지운은 불만에 차서 그를 쳐다보았다. "말 그따위로 할 거면 입 닥쳐." 주지훈은 눈썹을 씰룩거리며 아예 술병을 들어 지나가는 사람한테 선물했다. 그러고는 낯빛이 굳어져있는 심지운을 바라보며 등을 소파에 기댄 채로 다리를 꼬았다. "말해 봐, 무슨 일 있는데? 내가 알아야 위로해 줄 거 아니야?" 그 얘기를 하자 심지운은 낯빛이 더 어두워졌고, 술잔을 던지며 짜증에 차서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강수연이 계속 이혼하겠다고 난리잖아." 심지운의 소꿉친구라,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냈기에, 그 일을 그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친구를 힐끗 보고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니, 곧 관계 맺을 텐데, 네가 공항에 소인아 데리러 갔잖아, 그리고 순화 아줌마가 또 그런 일까지 했는데, 안 화낼 사람이 어디 있어? 그 정도면 많이 참아준 거야, 다른 사람이었으면 아주 난리 쳤을 거야. 어디서 뻔뻔하게 난리 친다고 할 수 있어? 얼른 달래주는 게 급선무야." 심지운은 그의 말을 듣고 더 언짢아졌다. "내가 잘못한 게 맞아, 하지만 사과도 했고 보상도 했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그런데도 무조건 이혼하겠대." 말할수록 짜증이 난 심지운은 분노에 차서 냉담하게 말했다. "마음대로 하라고 해, 나도 신경 쓰고 싶지 않으니까." 주지훈은 어이가 없었다. 나중에 그녀가 정말 결심하고 심지운을 차버리면 심지운이 후회해도 소용없을 것이었다. 어찌 됐든 두 사람의 감정 문제였기에, 아무리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친구라 해도 선을 지켜야 했고 더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손에 든 와인을 흔들더니 갑자기 궁금해서 물었다. "참, 소인아는 뭐야, 그때 널 버리고 가더니, 왜 갑자기 귀국한 거야? 설마 너랑 다시 잘해보려고?" 그 이름에 심지운은 침묵했고 눈빛에 막연함이 어렸다. "지훈아, 걔가 사정이 있어." "뭔데?" 심지운은 한숨을 쉬며 그때의 진실을 서서히 말했다. 그날 소인아가 병원에서 쓰러져서 그가 달려갔고, 소인아가 매정하게 그를 떠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녀가 자궁암에 걸린 것이었다... 그때 그가 교통사고를 당했고 두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어 멘털이 붕괴될 위기였었다. 자궁암의 사망률이 높았기에 소인아가 언제든지 죽을 수 있었다. 이미 벼랑의 끝에 있는 심지운한테는 치명적인 한방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소인아가 말도 없이 혼자 해외에 치료하러 갔었다. 운이 좋아서 치료되면 귀국해서 모든 걸 설명하려고 했고, 운이 안 좋아서 죽으면 심지운이 모를 테니, 그저 그녀를 원망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고통보다 원한이 나았으니까. 나중에 소인아가 자궁을 대부분 절제하고 목숨을 건졌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귀국했다. 그러나 모든 게 변했고 심지운은 이미 결혼했었다. 모든 진실을 듣게 되자, 주지훈은 몇 분간 침묵했다. 이게 바로 인연이 아니라는 건가?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상당히 애석한 말투로 말했다. "진실이 이런 걸 줄 생각도 못했네." 마실 술이 없자 심지운은 담배를 한 대 꺼내 불을 붙이고 진하게 한 모금 빨았다. 그가 정말 마음이 안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주지훈은 그를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 "겨우 목숨을 건지고 귀국한 첫사랑이랑, 네 암흑한 시절을 3년이나 같이 있어준 와이프 중에서 누굴 선택할 거야?" 심지운은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고 그 연기에 그의 눈빛이 더 몽롱하고 복잡해 보였다. 누굴 선택해야 하지? 솔직히 그는 알 수 없었다. 소인아는 그한테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애인이었다. 사랑했던 추억들이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었기에 그는 자신이 소인아한테 미련이 확실히 미련이 있고, 주체할 수 없이 그녀를 걱정한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강수연은 그가 당당하게 결혼한 와이프였고 3년 동안 최선을 다해 그를 보살펴주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그녀를 아주 좋아했고 심씨 가문에서 대외에 공개한 심 사모님이었다. 그가 이혼하면 아버지가 분명 화를 낼 것이고, 심성 그룹의 주가도 분명 영향받을 것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와 강수연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그는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심지운은 담배를 끊고 눈을 질끈 감았다. "모르겠어, 적어도 지금은 이혼할 수 없어." 어려서부터 같이 자랐었기에, 주지훈은 심지운의 고민과 흔들림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심지운을 째려보았다. "옛날이었으면, 네가 두 사람 다 가질 수 있었겠지, 하지만 내가 권고 하나 할게, 좋기는 빨리 선택해, 아니면 두 여자가 모두 너 때문에 다칠 수 있어." 심지운은 고개를 떨구고 아무 말하지 않았다. ...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이 마치 검은색 천을 뒤집어쓴 듯 완전히 어두워졌다. 청하음 아파트의 가로등이 고장이 났기에, 달도 별도 없는 밤이 유난히 어둡고 무서웠다. 강수연은 플래시를 켜고 재빨리 A동으로 향했다. 가다가 그녀는 누군가 자신을 쫓아오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움찔하고는 바로 속도를 더해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A동 대문에 거의 도착하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그녀의 코와 입을 막았고 그녀를 끌고 건물 뒤편의 은밀한 곳으로 데려갔다. 이곳은 녹화 구역이라 아무도 오지 않았다. 강수연이 당황해서 세게 버둥거렸는데, 갑자기 얼굴에 차가운 과도가 닿았다. 강수연은 순간 얌전해졌고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괴한은 온몸을 무장한 채,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눈만 드러냈다. 그는 테이프로 강수연의 두 손을 묶고는 그녀의 입을 풀어주며 험악한 목소리로 위협했다. "소리 지르면 네 배를 찔러버릴 거야." 강수연은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 돈? 내가 가진 돈 전부 줄게." "돈은 됐어, 이 협의서에 사인만 하면 돼." 괴한이 협의서를 꺼내 그녀의 앞에 건넸다. 빛이 어두웠지만 강수연은 시력이 좋았기에 다행히도 협의서의 내용을 보았고, 보자마자 순간 눈빛이 싸늘해졌다. 이혼 후 재산을 포기하고 나가라는 것이었다! 참나, 그녀의 악랄한 시어머니가 정말 미쳤다. 그녀를 빈손으로 내쫓으려고, 전에 약을 타서 그녀를 함정에 빠뜨렸는데, 이제는 사람을 고용해 협박까지 하는 것이었다. 누가 일을 꾸몄는지 알아차린 강수연은 더 이상 당황하지 않았다. 그 여자는 강수연을 죽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심호흡하고 싸늘하게 말했다. "사인 안 해." "좋은 말로 할 때 들어." 괴한은 흉흉한 눈빛을 하고 날카로운 칼로 그녀의 얼굴을 두드렸다. "사인 안 하면, 네 얼굴 그어버릴 거야, 이렇게 예쁜 얼굴이 망가지는 걸 보고 싶지 않을 거잖아?" 강수연은 차갑게 웃었다. "내 얼굴 그으면 무조건 소송할 거야, 아무도 도망칠 생각하지 마." 그녀가 전혀 말을 듣지 않자 괴한은 인내심을 잃고 칼끝을 강수연의 야들야들한 얼굴에 향하고 살짝 힘을 주었다. "빨리 사인해! 더는 기다릴 인내심이 없어!" "안 해!" 강수연의 고집에 괴한은 완전히 인내심을 잃었고, 그녀한테 본때를 보여주려고 마음을 굳게 먹고 날카로운 칼 끝으로 강수연의 얼굴을 그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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